뉴 폴리스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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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폴리스 스토리 2004년, 감독 천무성(진목승), 출연 청룽(성룡), 양차이니(양채니), 셰팅펑(사정봉) <뉴 폴리스 스토리>(사진)는 청룽이 형사로 등장한다는 점을 빼면 이전의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와는 아주 다른 새로운 경찰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청룽은 코믹 액션 스타 이미지를 벗고 진지한 연기자의 모습을 보여 준다. 물론 쉰이 넘은 나이에도 컴퓨터 그래픽이나 대역에 의존하지 않는 그의 열정은 여전하다. 영화는 고강도 격투뿐 아니라 도심을 질주하는 이층버스에 올라타기, 빌딩 위에서 뛰어내리기 등 청룽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멋진 장면들로 가득하다. 영화 도입부에서 진반장(청룽)은 인질을 구출하다 총을 맞는다. 그러나 그는 쓰러지지 않고 범인의 수류탄을 빼앗아 맨홀 속으로 던져 넣어 멋지게 사건을 마무리한다. 총을 맞아도 멀쩡한 그만의 비결은 바로 방탄조끼다. 총알이나 파편 등을 막아 낼 수 있는 것을 통틀어 ‘장갑’이라고 한다. 방탄조끼도 장갑의 일종이다. 방탄조끼는 강도와 탄성계수, 융점이 큰 소재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물질로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케블라(Kevlar)다. 케블라 이전에 주로 사용되던 것은 케블라와 구조가 비슷한 나일론이었다. 케블라는 나일론에서 탄화수소 고리를 빼고, 대신 방향족 고리(벤젠 고리)를 넣은 고분자 화합물이다. 실온에서 케블라의 분자들은 긴 결정을 형성하고 있어 인장강도(재료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응력)가 매우 세다. 그러나 케블라는 분자들이 늘어선 방향으로는 강도가 세지만 직각 방향의 힘에는 취약하다. 그래서 이 물질을 섬유 형태로 만들어 서로 직교하도록 짜는 것이다. 케블라로 짠 방탄조끼는 총알의 운동에너지를 총알과 섬유 사이의 마찰에 의한 열에너지나 탄성력에 의한 위치에너지로 전환시킨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방탄조끼는 총알의 충격이 한곳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힘을 넓은 면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 방탄조끼가 뒤로 휘어지면서 몸에 충격을 주는 일도 없어야 한다. 섬유로만 이루어진 방탄조끼는 총알을 막아 낼 수는 있지만,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지 못해 신체에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 방탄조끼를 두벌이나 입고도 진반장이 아픈 표정을 짓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탄조끼와 청룽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시키거나 충격을 받는 시간을 길게 함으로써 몸이 받는 힘을 최소화한다는 점이다. 청룽이 높은 빌딩에서 줄을 잡고 뛰어내릴 때 위치에너지는 운동에너지가 아니라 대부분 열에너지로 전환되며, 발이 땅에 닿는 순간 구르는 동작을 통해 충격을 분산시킨다. 아무리 청룽이라 해도 맨몸으로 총알을 막을 수 없듯이 이러한 에너지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도 크게 다칠 수 밖에 없다. 최원석/김천중앙고 교사 nettrek@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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