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7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2004 청소년 특별회의에서 김갈뫼 의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청소년특별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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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 법제화 요구
“학교 대화창구 보장” 정규교육 못받는 소수자에
공평한 기회 제공등 약속 5개분과 나누어 토론
아르바이트 금지교칙 개정등 제안 “학생회 대의원들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안건을 지도선생님이 한마디 상의도 없이 없던 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2004 청소년특별회의’는 국무총리와의 대화 시간에 학생회의 법제화를 요청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이에 “학교의 운영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와 대화할 수 있는 창구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밖에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약으로 제시되었던 선거권 만 18세 하향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르바이트를 금지하고 있는 대부분 학교의 교칙에 반하여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그 대책은?”, “열심히 노력해도 꿈을 이룰 수 없는 장애 청소년, 탈학교 학생,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권 박탈의 문제와 그에 이어지는 사회 참여권 박탈에 대한 생각은?” 등의 질문이 총리에게 쏟아졌다. 만남에 참여한 이해찬 국무총리는 학생들에게 “법제화를 통하여 학생회의 자율적 운영권과 학생회가 학교와 대화할 수 있는 창구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학교 안에서의 종교 자유에 대해서는 “학생이 선택한 학교가 아니라 임의로 배정 받은 학교라면 학생의 종교적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 교육에서 소외되고 있는 소수자들에게 보다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주노동자의 자녀들에게도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 뒤로 시작된 청소년들의 사회 참여 열기를 이어 나가기 위해 청소년기본법 개정 때 마련된 법 조항에 따라 문화관광부가 처음으로 연 ‘2004 청소년특별회의’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100명의 청소년 대표가 참석했다. 지난 8월 추진단 구성으로 시작된 청소년 특별회의는 9월부터 지역 포럼과 전문가 대상의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의제를 수집하고 의견을 모았다. 11월에 있었던 예비회의에서 모아진 의제들을 바탕으로 피라미드식 분임토의를 통하여 최종 의제를 선정했다.
보건·복지, 문화·여가, 인권 참여, 노동, 교육의 5개 분과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는 모두 13개의 의제를 채택했다. 교육분과에서는 학생회의 예산 편성권과 입후보 자격, 선거 방법, 권한 등의 법제화와 학생회 대표의 학교운영위원회 참여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을 요구했다. 초·중·고교의 교육과 대학 입시의 전면 분리 필요성을 제기하고, 대학이 독자적인 전형 방식을 개발해 대학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할 것도 제안했다. 특히 영어교육을 수능에서 분리하여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도 나왔으며, 다양한 특성화 고등학교의 확대와 주요 과목의 축소, 보건교과 신설, 인권·환경교육의 확대 등을 요구했다. 학년별 필수 및 선택 교과 집중이수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교사의 독단적인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의 참여와 의견 수용을 전제로 하는 수업, 학생들이 수업을 평가하고 건의 할 수 있는 교사평가제 도입도 나왔다. 노동분과에서는 아르바이트 금지 교칙을 개정과 청소년 아르바이트의 중개, 직업 체험과 직업교육의 확대 등 고용 창출 프로그램의 적극적인 실시를 요구했다. 청소년과 고용주 모두에게 근로기준법 준수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노동법규가 적혀 있는 공식화된 이력서의 사용 등의 제안도 나왔다. 인권·참여분과에서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한 공약에 따라 선거권은 만 18살, 피선거권은 만 20살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청소년특별회의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예산 확보와 사무국의 상설화, 체계적인 홍보 등의 제안도 내놓았다. 문화·여가분과에서는 청소년들이 보다 많은 문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청소년의 생활시간을 고려한 시설 운영, 학교의 특기적성교육 정상화 등을 요구했다. 청소년 대상 문화축제의 기획과 진행에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도 도입해 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보건·복지분과에서는 교육 현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장애 청소년을 위한 ‘장애 문제 감사위원회’의 설치와 탈학교 청소년들을 위하여 실효성 있는 청소년증의 운영 계획, 도시형 대안학교의 확대, 빈곤 가정 청소년을 위한 경제적 지원 등의 확대를 요구했다.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설립과 그들에게 맞는 교육 및 적응력 키우기 교육시스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번에 처음 열린 특별회의에는 인천외국어고 전 학생회장 김갈뫼군과 서울 대광고 학생회장 강의석군 등이 청소년 대표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군은 특별회의 의장, 강군은 교육분과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총리와의 대화에 이어 청와대에서 대통령 초청 만찬을 가진 특별회의는 다음날 분과별 회의를 하고 29일 결의문 채택을 마지막으로 지난 6개월 동안의 일정을 마쳤다. 곽용환 기자 yh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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