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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후 서울 사직동 배화여자고등학교의 한 고사장에서 2교시 수리영역을 마친 수험생들이 수험표에 적어놓은 답을 서로 맞추어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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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가형 작년보다 약간 어렵고 나형은 다소 쉬워
언어와 외국어는 ‘평이’…“변별력 가리기 힘들다”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해 수능에 비해 대체로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변별력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2008학년도부터 수능성적이 현재의 영역별 과목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을 제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9개 등급으로만 산출되기 때문에 대입 전형자료로써 수능 변별력 논란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수험생ㆍ학원 "대체로 평이했다" =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언어영역은 1만여명의 만점자가 나왔던 지난해보다는 다소 어려웠지만 모의수능보다 쉽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 영역의 경우 '가'형은 작년 수능보다 약간 어려웠지만 '나'형은 오히려 다소 쉬웠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외국어영역의 경우 작년 수능은 물론 모의수능보다도 쉬웠다는 수험생들이 월등히 많았다.
탐구영역은 출제위원장이 지난해 보다 쉽게 출제했다고 밝혀 전반적으로 평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이 쉽게 출제된 것은 '학교수업에 충실한 수험생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이라는 기본 출제방침을 따랐기 때문.
수능 시험이 어려울 경우 정상적인 고교 교육과정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고교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췄다는 것이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의 설명이다.
또한 2008학년도부터는 수능이 9개 등급을 나누는 기준으로만 활용되기 때문에 '연착륙'을 위해 이번 수능을 쉽게 출제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만점자 많으면 변별력 가리기 힘들다" = 입시전문기관과 대학들은 수능이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됨에 따라 표준점수로 변환하더라도 서울지역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수능을 활용해 학생들의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2006학년도 수능 언어영역에서 한 두 문제를 맞고 틀림에 따라 등급이 바뀌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원점수를 기준으로 100점 만점을 받은 학생들과 2점 짜리 한 문항만 틀린 학생들은 1등급이 되지만 모든 문항을 다 맞고 3점짜리 한 문항을 틀린 학생들은 2등급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 평가이사는 "이 경우 우수한 학생들이 1등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실수의 유무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는 현상이 생긴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 2005학년도 수능에서도 윤리, 한국지리, 생물Ⅰ의 경우 시험이 너무 쉽게 출제돼 한 문항만 틀려도 3등급으로 추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수능도 평이하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 만점자가 다수 발생할 경우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성적이 과목별 영역별 등급 뿐만 아니라 표준점수, 백분위가 제공되기 때문에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활용하기에 따라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수능 9등급제 2008 변별력은 = 대학들은 더구나 2008학년도부터 수능이 9등급제로 바뀌면 쉽게 말해 학생들을 1등부터 9등까지 단순화하기 때문에 변별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학들은 이를 논술고사를 강화하는 주요 근거로 꼽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상위권 대학의 경우 영역별 1등급자가 대거 몰리기 때문에 수능 등급만으로는 변별력을 확보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영역별 과목별로 각각 등급을 나누기 때문에 이를 조합하면 변별력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2006학년도 수능성적과 2005학년도 2학기 고교 1학년생 2만3천59명의 학생부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 응시자 49만3천599명 가운데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0.95%인 4천687명이다.
이는 전체 응시자 55만4천345명의 0.85%에 해당된다.
2개 영역이상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1만7천597명(3.57%), 1개 영역이상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5만3천528명(10.84%)이었다.
탐구 영역을 포함한 4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716명에 불과했다.
또한 지난해 2학기 고교 1학년의 학교생활기록부에서 국어와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과목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0.34%에 그쳤다.
교육부는 이를 토대로 "수능성적이 9개 등급으로만 제공되고 학생부에 원점수와 과목평균, 석차등급이 표기되는 2008학년도 대입제도에서 수능과 학생부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한 기자
ofcours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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