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09 22:59
수정 : 2005.01.0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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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드 유리드믹스 예비학교에서 아이들이 화장지 상자를 쌓으면서 ‘도레미파솔라시도’ 음정 놀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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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게 되면서 엘리베이터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엘리베이터가 일상에서 계이름을 이해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음악에서 계이름의 요소는 ‘도레미파솔라시’ 7음계를 주로 사용하는데, 음계들의 움직임은 위로 올라가고 아래로 내려가는 수직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마치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2층, 3층, 4층으로 올라갔다가 5층에서 멈추기도 하고 다시 3층으로 내려오는 것과 비슷하다.
악보 상에서도 계이름은 높낮이가 있다. 따라서 오선 줄에서도 높낮이의 흐름을 이해하는 악보 읽기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악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독보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독보력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는 ‘도 위에 레, 레 위에 미, 미 위에 파, 파 위에 솔’ 식으로 올라가면서 다음에 오는 계이름을 알아맞히는 게임을 하거나, ‘도 아래는 시, 시 아래는 라, 라 아래는 솔’ 식으로 아래로 내려가면서 다음에 오는 계이름을 익히는 게임이 효과적이다. 이렇듯 계이름과 계이름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것을 음정이라고 하는데, 도와 레는 두 개이므로 그 사이의 음정은 2도이다. 레와 미, 미와 파, 파와 솔, 이렇게 2도 간격의 거리를 이해하는 것은 음정을 익히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다.
집에서도 쉽게 음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상자를 이용한 놀이를 해 보자. 먼저 집에 있는 물건에 대한 오감을 자극해 보자. 집 안 물건 중 쌓을 수 있는 것들의 이름과 용도를 얘기해 보고 만져 보게 한다. 그리고 나무, 철, 종이 등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관찰해 보고 얘기하도록 하자. 이어서 동그라미, 세모, 네모 등 어떤 모양인지 보고 말하게 한 뒤, 작은 것인지 큰 것인지 비교하게 하여 물건을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 순으로 쌓으면서 계이름 노래를 부르게 한다.
처음에는 물건 두 개를 쌓아 본다. 도에서 레는 “2도”라고 한다. 그 다음은 물건 3개를 쌓는다. “도에서 미는 몇 도일까” 하면, “3도”라고 대답할 수 있다. 음정을 셀 때 시작한 음과 끝나는 음을 포함해 세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도에서 파는 ‘도레미파’ 4개이니까 4도, 도에서 솔은 ‘도레미파솔’ 다섯 개니까 5도, 이렇게 도에서 시작하여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아이들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도에서 시는 7도, 도에서 도는 8도 하는 식으로 스스로 셀 수 있는 능력과 음정을 이해할 수 있다.
다음엔 마음에 드는 계이름 두 개를 선택하여 음정을 말하는 게임을 해 보자. 예를 들면 ‘레에서 솔은 몇 도일까’ 하면 레에서 솔은 ‘레미파솔’ 4개의 계이름이 있으니까 4도, ‘도에서 미는 몇 도일까’하면 ‘도시라솔파미’ 6개이므로 6도가 된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잘 할 때에는 스피드 게임으로 빨리 찾기 등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연경/숙명여대 사회교육대학원 유리드믹스학과 교수 eurh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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