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협업·토론 통해 결론에 이르는 진보교육의 상징 |
혁신학교란 무엇인가
지난해 9월 서울대학교 김영민 교수의 ‘추석이란 무엇인가’ 칼럼이 큰 화제를 모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마디로 ‘난리’가 났던 글이다. 추석이라는 익숙한 명절의 존재 의미를 되물으며, 우리가 당연시해왔던 것들을 다시금 성찰해보자는 내용이었다. 십대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두루 회자된 글이다. 사람들이 이 칼럼에 열광한 이유는 ‘○○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가진 힘 때문이었다.
혁신학교 도입 10년을 맞이해 같은 질문을 해본다. ‘학교란 무엇인가’라고. 미래세대인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학교는 학습자인 아이에게 어떤 답을 주어야 하는지 다시 물어야 할 때다.
“공교육 혁신과 내실화를 위한 실험학교로서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 학교문화 등을 총체적으로 바꿔 일반학교에 영향을 끼치는 학교.” 경기도교육연구원이 2012년 발표한 <혁신학교 성과 분석 및 확산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른 혁신학교의 정의다.
실제 혁신학교는 수업 모델이 일반학교와는 다르다. 앞에 앉은 학생의 등을 거쳐 교단 위 칠판을 바라보는 일방적 학습이 아닌, ㅁ자형 혹은 ㄷ자형으로 책걸상을 배치해 협업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국어와 미술, 사회와 영어 교과를 연계해 한가지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는 등 부모세대에게는 다소 낯선 방식이기도 하다.
밑줄 긋고 ‘깜지’ 쓰며 틀린 개수대로 손바닥을 맞는 구시대의 교실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들은 혁신학교 수업을 통해 교과 공부는 물론 토론하며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경험한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운영하는 ‘서울형 혁신학교’ 213곳을 2022년까지 25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일반학교에서 혁신학교로 변화하는 추세에 발맞추겠다는 이야기다. 실제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은데, ‘학력이 낮아졌다’는 오해를 정면돌파해 풀겠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혁신학교 운영과 평가를 꼼꼼히 하고 있다. 올해 관내 혁신학교 95곳을 종합평가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등 교육공동체 안에서 혁신교육을 점검하고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 예정이다. 경기 혁신학교가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도입한 만큼 4년 주기로 교육지원청별 모니터링단 평가도 진행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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