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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8 18:14 수정 : 2019.06.18 20:53

18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주최한 `사립대학 비리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경성대 제보자가 현장 공개 공익제보 접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18일 민주당 박용진 의원 사학비리 토론회
10여곳 대학 사학비리 줄지어 ‘공개’ 제보

감사에서 293개 대학에서 1367건 비리 적발
“사립유치원의 확대·복사판… 규모는 더 커”

18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주최한 `사립대학 비리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경성대 제보자가 현장 공개 공익제보 접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백척간두에 있는 건국대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목원대 사학비리 문제로 30여년 동안 투쟁해왔습니다.” “‘갑질총장’과 ‘1인 독재’ 등 강원관광대 사학비리를 고발합니다.”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사립대학 비리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름을 들으면 알 법한 여러 대학에서 나온 제보자 10여명이 차례로 마이크를 잡고 사학비리를 ‘공개’ 제보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들의 제보가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접수될 것이라며 “각각의 사례들은 물론 사학비리 전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전날 사학비리 해결을 위해 임원 선임 요건을 강화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관련기사 바로가기)

이날 박 의원은 “우리나라 사립대학 비리의 전체 규모는 최소한 26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전체 대학 293곳(4년제 167곳, 전문대 126곳)에서 교육부·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적발된 횡령, 회계부정 등의 비리가 전체 1367건, 비위 금액은 전체 2624억4280만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그는 “사립대 1곳당 4.7건, 9억1492만원의 비위가 적발된 꼴”이라고 했다. 게다가 이 수치는 각 대학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삼아 실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예컨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의 경우 비위 건수와 금액을 0이라고 제출했는데 이는 실제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로 ‘사립유치원 사태’에 불을 댕긴 박 의원은 사립대학 비리 문제가 “사립유치원의 확대·복사판”이라고 짚었다. 국고를 지원받으면서도 설립자·이사장 중심으로 학교를 사유화하는 행태가 똑같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이었던 4년제 대학 167곳의 경우, 2018년 전체 예산은 18조7015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53.13%인 9조9354억원은 등록금 세입, 15.28%인 2조8572억원은 국비지원 세입이었다. 그러나 이사장 자녀가 검증 없이 학교에 채용된 사례, 이사장 가족의 자산을 학교가 비싸게 사준 사례 등 다양한 감사 결과들이 사립유치원과 다를 바 없는 사립대학의 비리 행태를 잘 보여준다.(관련기사 바로가기)

발제를 맡은 정대화 상지대 총장은 “1980년대 ‘비리 사학’에 임시이사를 파견해 정상화하는 임시적인 방법으로 사학 개혁을 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는데, 그 결정탄이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이었다. 그러나 2007년 이를 다시 개정하면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발족하고, 사분위를 통해 비리 재단이 잇따라 복귀하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학에서는 공공성이 커지면 자율성이 줄어든다는 식으로 주장하는데 공공성의 기반 위에서 자율성은 무한대로 확대될 수 있다. 학교를 학교답게 운영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에는 “법·제도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사학비리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표명하고 ‘일벌백계’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혁의 핵심은 사립학교법 개정이다. 토론에 나선 유의정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은 “제20대 국회에 계류된 사립학교법 개정안 가운데 사학비리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발의안은 모두 27건”이라고 밝혔다. 대체로 비리 연루자의 학교법인 이사 선임을 제한하거나(박경미 의원 대표발의안), 학교법인 임원 선임에 대한 관할청의 승인을 엄격하게 하는(윤소하 의원 대표발의안) 등의 내용이다. 여기에 더해 사립학교 수익사업에 대한 회계 공개,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임원의 선임, 처벌 강화 등까지 포괄한 박용진 의원 발의안에 대해, 유 팀장은 “좀 더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은옥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은 “이사장 및 친인척 중심의 사학운영이 사학비리 발생의 첫번째 원인으로 진단된다. 이에 법인 임원의 부당한 대학운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사학혁신위원회는 조만간 사학혁신을 위한 제도 개선 권고문을 낼 예정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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