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7 15:14
수정 : 2019.08.27 20:25
교육부 2019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피해응답률 1.6%로 지난해 1.3%보다 높아져
언어폭력·집단따돌림·사이버괴롭힘 비중 커져
“학교폭력 민감하게 인식하는 학생들 늘어”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 가운데 6만여명이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봤다는 전수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교폭력에서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사이버괴롭힘 등 ‘정서적’ 폭력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교육부가 27일 발표한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실시한 전수조사에 참여한 학생(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372만여명 가운데 1.6%에 해당하는 6만여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피해응답률’은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1.3%였는데, 올해 0.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학교급별 ‘피해응답률’을 보면 초등학교는 3.6%, 중학교는 0.8%, 고등학교는 0.4%로 나타나, 고등학교는 지난해와 같았지만 중학교와 초등학교는 지난해에 견줘 각각 0.1%포인트, 0.8%포인트 늘어난 것으로도 나타났다.
유형을 보면, ‘언어폭력’(35.6%) 비중이 가장 높았고 ‘집단따돌림’(23.2%), ‘사이버 괴롭힘’(8.9%), ‘스토킹’(8.7%), ‘신체폭행’(8.6%)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는 10%대였던 ‘집단따돌림’의 비중이 올해 들어 20%대로 훌쩍 늘어난 반면, 해마다 비중이 낮아져왔던 ‘신체폭행’은 올해 10% 아래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물리적 유형의 폭력은 줄어드는 반면, 언어폭력이나 집단따돌림, 사이버괴롭힘 등 정서적 유형의 폭력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집단따돌림을 경험한 학생의 41.4%가 언어폭력을, 14.7%가 사이버괴롭힘을 경험했고, 언어폭력을 경험한 학생의 27%가 집단따돌림을, 12.8%가 사이버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가해자 유형은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48.7%), 피해 장소는 ‘교실 안’(30.6%), 피해 시간은 ‘쉬는 시간’(34.4%)이 가장 많았다. 전체의 81.8%가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는데, 초등학생은 가족·보호자(45.8%)에게, 중·고등학생은 선생님·신고함(각각 34.4%·37.4%)에 주로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 초·중학생은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해서’, ‘스스로 해결하려고’ 등을 주로 꼽은 반면 고등학생은 ‘해결이 안될 것 같아서’(30.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체 ‘가해응답률’은 0.6%로, 지난해 견줘 0.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가해응답률이 지난해 0.8%에서 올해 1.4%로 올랐다. 전체 ‘목격경험률’은 4%로, 지난해 견줘 0.6%포인트 늘었다. 이에 대해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학교폭력예방교육지원센터장은 “학교폭력에 대해 더 민감하게 인식하게 된 학생들이 많아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교육부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와 하반기 시행될 표본조사 결과를 토대로 삼아, 오는 12월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을 수립·발표할 예정이다. 또 학생 수 101명 이상 공립 초등학교에 전문상담사·교사 배치 비율을 2018년 30.2%에서 2022년 50%로 끌어올리는 등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예방 프로그램이 확산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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