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0 18:24
수정 : 2019.10.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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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 대강당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0대입수시 대학선택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와 수험생 등 참석자들이 입시 정보를 듣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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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교 조합원 교사 2476명 설문조사
응답자 84.8% “정시·수시 전형시기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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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 대강당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0대입수시 대학선택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와 수험생 등 참석자들이 입시 정보를 듣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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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수능 중심의 정시 비중을 확대하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소속된 고등학교 교사 70% 가량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생부 위주 전형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전교조 서울지부가 공개한 전국 고교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2476명 가운데 69.9%(1718명)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확대되어야 할 전형’으로 ‘학생부 위주 전형’을 꼽았다. 구체적인 전형별로 보면 학생부 교과전형이 37.6%(923명), 학종이 32.3%(795명)였다. 이에 비해 수능(정시)는 23.1%(567명)에 그쳤다. ‘대입제도를 개선하면서 가장 중시되어야 할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9.3%(1220명)가 ‘공교육 정상화’라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24~30일 온라인을 통해 실시됐고, 설문에 참여한 교사들의 근무지는 일반고 2050명, 특성화고 292명, 특목고 88명, 자사고 28명, 기타 18명 등이었다. 이날 서울지부는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와 공동으로 ‘대입제도 개선 및 교육개혁방향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교사들은 학종이 고등학교에 미친 긍정적 영향으로 ‘교육과정, 수업, 평가 혁신의 동기 부여 및 활성화’(35.7%)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양한 교육활동 기획과 운영’(33.8%), ‘학생들의 다면적 성장·역량 함양’(19.1%)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반대로 부정적인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학생들의 부담 증가’(26.3%), ‘스펙의 부모나 제3자의 영향 및 사교육 개입 여지’(23.4%), ‘교사들의 업무 부담 증가’(20.8%), ‘선발의 공정성 시비’(18.4%) 등을 들었다.
교사들은 학종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생부 전형요소 축소’(51.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자기소개서와 자율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수상 경력 등 비교과 부문의 정성 평가 항목은 그동안 부모 등 외부의 힘이 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학종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교 서열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답변도 12.1% 가량 나왔는데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교사들(15.3%)이 비수도권 교사들(9.8%)에 비해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영역별 개선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63.2%) △전형시기 정시·수시 통합(84.8%) △학생부 교과전형 상위권 대학 확대(43.9%) △학종 문제점 보완·비교과 영역 축소(60.7%) △수능최저 현행유지’(53.4%) △정시 현행 유지(45.6%) △대학별 고사 폐지(41.4%) 등의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배성우 명일여고 교사는 “학종의 비교과 영역 축소에 동의하지만 다만 그렇게 되면 학종의 취지가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며 “자기소개서의 교육적 효과도 작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현 여의도고교 교사는 “아무리 그럴듯한 새로운 입시 제도를 도입해도 과잉 경쟁의 압력 속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왜곡하고 억압하는 기제로 변질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제도들을 미시적으로 손질하는 것이 아니라, 과잉 경쟁의 압력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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