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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천재능대 총장, 가운데)이 호텔외식조리과, 한식명품조리과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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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ㅣ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적성보다 점수 맞춰 대학 간다?
평생교육 시대에 맞지 않아
지식·기술 한번에 쌓는 전문대학
졸업하자마자 실무 현장 투입돼
입학 정보 자료집 전국 고교 배포
전문대학 입시정보 박람회 개최
직업교육진흥법 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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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천재능대 총장, 가운데)이 호텔외식조리과, 한식명품조리과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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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입시’ 하면 떠오르는 수능, 학생부종합전형, 그리고 4년제 대학. 한국 수험생들은 매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듯 힘겨운 입시 전쟁을 치른다.
한데 이런 입시 전쟁터에서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남들보다 빨리 ‘전문인’으로 성장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전문대학 졸업생들이다. 이들은 진로를 확실히 정한 뒤 전문대학에 입학해 2~3년 동안 이론과 실무를 밀도 높게 배운다. 취업이 잘되니 졸업과 동시에 실전 현장에 투입된다.
자동차 공학, 스마트팜, 동물관리학, 엘리베이터, 드론 등 취업 잘되는 특화 전공이 많아 4년제 일반대학을 자퇴한 뒤 유턴 입학하는 학생도 많다. 이런 전문대학들의 대소사를 관장하는 곳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대협)다.
8년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이기우 전대협 회장(인천재능대학교 총장)과 전문대학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일문일답을 했다.
―올해 초 전국 고교 교사들과 ‘전문대학 진로진학지원단’ 발대식을 열었다. 전문대 진학을 원하는 수험생과 관심 있는 교사들을 위해 전대협 차원에서 어떠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그동안 대입설명회는 일반대학 위주로 진행됐다. 시·도교육청뿐만 아니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교육방송(EBS), 지방자치단체, 심지어 사설 입시기관도 온통 일반대학 중심의 대입설명회를 하고 있다.
심지어 고교에서도 전문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에게는 ‘네가 알아서 원서를 쓰라’는 풍토라고 한다. 전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진학 정보는 거의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입시 정보에서 소외된 전문대학 진학자를 위해 우리 협의회는 교육부에 특별교부금을 요청했고, 지난해 ‘진학지원센터’(이하 센터)를 개설했다. 센터에서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10여종의 입학 정보 자료집을 펴낸 뒤 전국 모든 고교에 배포했다. ‘찾아가는 고교 방문 대입설명회’를 전국 150개 고등학교에서 열어 약 9천명의 학생들에게 전문대학 진학 정보를 직접 제공했다.
교사들에게는 전문대학 맞춤형 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진로진학 상담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라인으로 다운받아 진로교육 현장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 고교 1000여곳의 선생님들이 활용하고 있다.
춘천과 대구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전문대학 입학 정보 박람회를 개최했다. 해마다 점점 많은 수험생과 교사들이 참가한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점수에 맞춰 대학에 들어가는 풍토에서 벗어나, 취업이 잘되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아 진학하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2020년에는 지방자치단체 및 전국 평생학습기관에 전문대학 입학 정보 자료집을 배포하고 설명회 등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성인 학습자들에게도 전문대학의 직업교육 우수성과 평생교육 과정을 안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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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전대협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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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문대학 총장 세미나 및 임시총회에서 ‘고등직업교육 실현을 위한 직업교육진흥법(이하 직업교육진흥법) 제정 추진’을 결의한 뒤 성명서를 냈다.
“그간 우리 사회는 4년제 일반대학에 진학하는 것만을 정답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학력 과잉, 취업 준비, 전문대학으로의 유턴 입학 등으로 발생하는 사회·교육적 낭비와 기회비용 상실을 해소해야 한다. 소질과 적성을 고려해 당당히 직업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직업교육진흥법에 대한 구상은 2017년 초부터 시작했다. ‘전문대학 어젠다’ 마련 차원에서 진행한 ‘고등직업교육 혁신 촉구를 위한 정책 1차 대토론회’가 직업교육진흥법 제정 추진의 동력이 됐다.
그 뒤 2018년 1월부터 7월까지 ‘평생직업교육훈련 혁신과 과제’ 수립을 위해 구성된 민관 합동 추진단에 참여해 이른바 직업교육법 제정을 건의하게 됐다. 이를 토대로 전대협에서는 ‘직업교육 법제 정비 방안’ 연구를 수행했고,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직업교육진흥법(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법안은 △산업체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 개발 △자격 기반 교육과정 운영 △실습 교과목 비율 증대 △3년 이상 실무경험 갖춘 교원 임용 △실습 조교 배정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전문인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학습자들에게 직업교육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교육부와 고등직업교육정책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백세 시대, 바야흐로 ‘평생교육’의 시대다. 그 어느 때보다 분야별 전문인, 직업인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전문대학의 실무교육은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지난 5년간 4년제 일반대학을 졸업한 뒤 전문대로 다시 입학한 신입생이 728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고,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전문대의 강점은 높은 취업률을 비롯해 짧은 수업 연한으로 인한 빠른 입직 시기, 저렴한 등록금, 사회 변화에 대한 탄력적 적응성과 수용성, 직무능력 중심 교육체제 등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유턴 입학생들을 포함해 전문대학을 원하는 학생들의 공통적이고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취업이라고 본다.
따라서 전문대학의 실무교육은 산업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현장 적합성이 높은 교육, 급변하는 산업 현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전문대학은 사회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사회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특화돼 있다.
그동안 전문대학은 지역산업에 밀착한 맞춤형 특성화를 통해 대학의 강점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것은 지역산업 발전 전망과 대학 내부의 성장 동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결과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대학은 사회와 산업이 원하는 실무형 인재를 배출해왔다.
특히 실무능력과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창의성에 기반한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 능력에서는 전문대학을 따라올 수 있는 교육기관이 없다. 지금까지 잘해온 것을 토대로 산업 현장과 함께하는 실무교육, 전문인 육성 교육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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