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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6 15:37 수정 : 2020.01.06 16:36

6일 오전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전국교수노조, 민교협 등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사법’ 정착을 위한 정부와 대학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6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
“강사들 거리로 내모는 정부와 대학 반성해야,
고등교육 공공성 확보위한 구체적 전망 필요”
방학 중임금 산정, 건강보험 가입 등도 촉구

6일 오전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전국교수노조, 민교협 등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사법’ 정착을 위한 정부와 대학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이 시행된 지 한 학기가 지났지만 비정규 교수들은 여전히 “고등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요구하며 거리에 섰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은 6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익 추구에 혈안이 된 대학과 고등교육 공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강사들을 다시 춥고 숨 막히는 겨울 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대학과 정부의 깊은 반성과 변화된 행동”을 촉구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등이 기자회견에 함께 참여했다.

지난해 2학기 강사(과거 시간강사)의 지위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한 개정 강사법과 새로운 강사제도가 시행됐지만, 강사법을 회피하기 위한 대학들의 ‘꼼수’ 등으로 2018년과 2019년 사이에 강사 일자리 1만여개가 없어진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교조는 “고용은 여전히 불안하고 강사법은 다양한 꼼수에 휩쓸리고 있다. (대학을 향한 정부의) 부탁과 약속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섭 한교조 위원장은 “대학들은 재정 위기, 등록금 인상 필요,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들며 다양한 ‘꼼수’로 강사 고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법 위반 대학을 적절하게 제재하고 강사제도 안착을 위한 재정지원을 전폭적으로 확대하는 등 개정 강사법의 온전한 실행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교조는 ‘교육과정 개편’을 구실로 삼아 공개채용한 강사에게 강의 배정을 하지 않은 행태, 교원이 된 강사들에게 총장 선거에서 선거권을 주지 않은 행태, 개정 강사법과 시행령이 정해놓은 ‘사용사유 제한’을 위반하고 강사 대신 겸임·초빙 교원을 활용하는 행태 등을 최근 대학들이 보이고 있는 ‘꼼수’ 사례로 들었다. 또 강사 고용 안정을 위한 적절한 재정 확보의 실패, 방학 중 임금 산정 기준을 두 달치가 아닌 2주치로 축소, 노동자로서 당연히 적용을 받아야 할 국민건강보험의 직장가입 등을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부족한 대목들이라고 꼽았다. 2020년 교육부 예산 가운데 강사 처우개선과 관련한 예산은 모두 2127억원으로, 2학기부터 강사법이 시행됐던 지난해 한 해 예산이 1412억원이었던 것에 견주면 그 규모가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사법 시행에 따라 새롭게 조성된 예산만 떼어서 보면, 지난해 288억원(방학 중 임금), 올해 815억원(방학 중 임금+퇴직금)이다. 또 대부분의 강사들은 국민건강보험의 지역가입자로 분류되어, 별도의 법적 조처가 뒤따르지 않으면 직장가입자로서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대해 한교조는 강사법이 단지 강사들을 위한 법에 그치지 않으며,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망을 제시해야” 강사제도 안착 역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고등교육 재정을 제대로 확충하기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입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의 전임교원 확보율 실현, 공영형 사립대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강사제도 개선을 위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고, 강사고용안정지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특히 강사법에 따른 재정 부담을 정부가 일부 부담하는데도, “스스로 재정을 확보하려는 일말의 노력의 꼬투리조차 보여주지 않는” 대학들을 비판했다.

김진균 한교조 부위원장은 “강사법 시행 뒤 한 학기가 지났지만 비정규 교수의 지위와 처우는 그다지 나아진 게 없다는 데에서 절망감을 느낀다. 법 위반한 대학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법·제도를 추가로 정비하는 방안을 포함, 강사법과 강사제도가 제대로 안착되어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도록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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