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튜브 영상에 악플이 달렸다면…

연재ㅣ아미샘의 ‘미디어가 왜요?’

아이들은 미디어를 이용하면서 새로운 소통과 표현의 기회를 가지지만, 그와 동시에 여러 위험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기성세대의 역할은 미디어 이용 상황에서 아이들이 어떠한 위험과 기회를 마주하게 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이 과정에서 충분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관련 강의를 하거나 모임에 참여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고민하는 공통적인 질문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를 여는 칼럼들에서는 여러 분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관련하여 자주 주신 몇가지 질문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질문: 새로운 미디어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기성세대인 교사나 부모보다 훨씬 익숙하고 잘 다루는데, 이러한 ‘디지털 세대’에게 성인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하는 것이 의미있을까요?

답: 아이들이 새로운 미디어나 테크놀로지를 성인보다 거부감 없이 쉽게 사용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 기기나 테크놀로지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넘어선 복합적인 능력이지요. 실제로 연구 과정에서 아이들을 만나보면 미디어를 이용하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일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렸는데 예상치 못한 악성댓글을 받았을 때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잘 모른다거나, 정보를 검색했는데 그것의 진위를 분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든지, 에스엔에스에서 같은 학교 졸업생이라고 해서 친구신청을 받았더니 상대편이 음란 사진이나 메시지를 보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던 경험, 사칭 계정에 속은 경험 등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미디어를 이용하면서 새로운 소통과 표현의 기회를 가지지만, 그와 동시에 여러 위험 상황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기성세대의 역할은 아이들이 미디어 기기나 테크놀로지를 잘 쓸 수 있도록 활용법을 가르쳐주는 것보다, 미디어 이용 상황에서 아이들이 어떠한 위험과 기회를 마주하게 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이 과정에서 충분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지금의 아이들을 ‘디지털 세대’라 부르며, 그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디지털 미디어를 당연히 능통하게 사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 아이들을 만나보면 같은 ‘디지털 세대’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어떤 미디어를 어떻게 이용하고, 어떤 경험을 통해 어떤 능력을 갖추었는지가 서로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경제적 상황, 문화적 자원, 미디어 규제와 관련된 학교나 가정의 가치관 등에 따라 세대 내 격차가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이를 고려할 때 아이들이 기성세대보다 미디어를 훨씬 잘 쓰는 ‘디지털 세대’이니 우리가 가르칠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보다, 아이들이 미디어와 관련하여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아이들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그리고 더 안전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미디어 리터러시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습니다.

김아미 ㅣ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