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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6 09:05 수정 : 2005.01.06 09:05

"공군 아저씨, 바르고 정직하게 잘 자랄께요"

공군 제18전투비행단 정비대대에는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아주 특별한 카드 1통이 배달돼 이를 읽은 많은 장병 및 간부들의 가슴을 뭉클하면서도 흐뭇하게 했다.


강원도 강릉시 포남동 모 초등학교 4학년 이모(11)양이 연말연시를 맞아 그동안 자신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 장병들에게 감사의 연하장을 보낸 것이다.

이양은 "공군 아저씨,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르게 정직하게 잘 자랄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또박또박 눌러 쓴 글씨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양의 카드와 함께 배달된 할머니 박모(70)씨의 편지로 부대정비대대 영외 간부들이 1년 6개월 전부터 박씨와 이양, 이양의 남동생(6)에게 남몰래 도움을 주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할머니는 이 편지에서 "사회에 받은 만큼 도와줄 줄 아는 사람 되게 기르라는 뜻이 있는 줄 알고 바르게 잘 기르겠다"며 그동안 도움을 준 장병들에게 다짐했다.

이양의 부모는 IMF 때에 이혼,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소식이 두절된 상태로 이양은 현재 동생, 할머니와 별소득없이 월 10만원 셋방에서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

영외생활을 하던 간부들이 이양의 어려운 소식을 듣고 지난 2003년 5월 동전 모으기 운동을 시작, 1년 6개월 넘게 매달 이양의 가족에게 정성이 듬뿍 담긴 도움을 줘 왔던 것이다.

이들은 10원에서 부터 50원, 100원, 500원이 생길 때마다 돼지 저금통이나 음료수나 과자를 담는 깡통 등 동전을 넣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넣었다 1개월마다 꺼내는 것이다.

최규철(42) 주임원사는 "처음에는 동전이 7만원이 조금 넘게 모아졌는데 이양의 형편을 듣고 8만원을 만들어 주면서 시작됐다"며 "이제는 가족들까지 참여하면서 동전만으로도 한달에 15만원 가까운 돈을 모은다"고 말했다.

전출가는 사람이 많은 데도 열성적인 회원이 늘고 가족들까지 참여하면서 동전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번 설에도 이양 가족을 위한 또 다른 비밀 이벤트를 계획 중이라고 한다. (강릉=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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