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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7 19:02 수정 : 2005.01.07 19:02

7일 오후 사찰의 재산관리권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서울 우이동 보광사 들머리 솔밭공원에서 이 절 신도회원들이 집회를 열어 현중 스님과 신도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용역 동원 1주일새 뺏고 뺏겨

사찰의 재산관리권을 둘러싼 다툼으로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한 폭력사태까지 빚었던 보광사에서, 이번엔 신도들 끼리의 힘겨루기가 이어져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우이동 보광사 신도 50명은 서울 우이동 솔밭공원에 모여 박해분 신도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보광사 운영 문제를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성비 스님 쪽 사람들로, 주도권 확보를 위해 현중 스님을 지지하는 박 신도회장이 물러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 보광사에서는 지난해 12월31일부터 ‘남산당 정일 선사 문도회’의 성비 스님 쪽과 보광사 주지인 현중 스님 쪽의 물리적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양쪽의 충돌은 지난 31일 새벽 5시께 보광사의 새 재산관리인으로 임명받은 성비 스님 쪽에서 용역회사 직원 등 100여명을 동원해 보광사로 곡괭이와 삽 등을 들고 난입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60여명의 용역회사 직원을 동원해 사찰을 지키던 보광사 주지인 현중 스님 쪽과 충돌했다. 다음날 새벽에는 현중 스님 쪽이 용역회사 직원들을 동원해 사찰을 다시 빼앗았고, 이후 매일 새벽 성비 스님과 현중 스님 쪽의 충돌이 계속돼 사찰의 주인이 5일 동안 4번 바뀌었다. 양쪽은 충돌하면서 야구방망이와 삽 등을 휘둘렀고, 신도들이 보시한 기왓장을 마구 던지기도 했다.

이번 폭력 사태는 재단법인 선학원의 이사장 정일 스님이 지난해 9월 입적한 뒤 불거진 창건주 승계 문제가 발단이 됐다. 성비 스님은 입적한 정일 스님의 2번째 상좌(제자)이고, 현중 스님은 20번째 상좌다.

현중 스님 쪽은 “정일 스님이 생전에 서울 보광사는 현중 스님, 부산 보광사는 황운 스님, 산청 정각사는 황명 스님에게 각각 창건주 권한을 위임했다”며 증거로 정일 스님의 육성 녹음, 유언 공증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성비 스님 쪽은 “녹음 당시 입회인이 2명 이상이 돼야 법률적으로 효력이 발생하지만 현중 스님 쪽이 공개한 육성 녹음은 입회인이 1명뿐”이라며 “보광사는 문도회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선학원 승려들이 조계종 승려로서 품위를 저버리는 행위를 하는 경우엔 종단 차원에서 징계하기로 했다.

조연현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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