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계명대 본관에서 이 학교 기능직 직원들이 재활용품을 팔아 모은 성금을 구옥련씨에게 건넨뒤 환하게 웃고 있다. 계명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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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병 하나도 사랑실천 밑천” 계명대 건물 곳곳에서 청소와 조경관리를 맡은 직원들은 유난히 재활용 쓰레기 분리에 애정을 쏟는다. 학생들이 버린 신문 한 장, 음료수 캔 하나라도 일반 쓰레기에 섞어 대충 버리는 일이 없다. 각 강의실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꼼꼼히 살펴서 재활용품을 가려낸다. 이들은 이렇게 재활용품을 모아서 ‘이웃 사랑의 밑천’을 마련한다. 이 학교 기능직 직원 40명이 지난 2000년 11월부터 4년째 재활용품을 내다 판 돈을 학교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각 건물 구석에 빈 병과 음료수 캔, 종이를 쌓아두었다가 한꺼번에 내다 팔아 성금을 준비한다. 매달 소년·소녀 가장 3명에게 5만원씩 건네고, 이웃 홀몸 노인들에게 생활비도 보태준다. 도움을 줄 이들은 동사무소나 사회복지단체로부터 추천받은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이다. 지난 31일에는 혼자 사는 구옥련(76·달서구 신당동)씨에게 30만원을 건넸다. 벌써 4년째 도움의 손길을 펼치다보니 학교 안에 소문이 퍼져 자발적으로 호주머니를 털어 성금을 보내는 동료들도 생겼다. 재활용품 모으기에 더해 헌혈증서도 거둬서 내놨다. 학교에서 펼치고 있는 중국 심장병 어린이 수술에 써달라고 스무장을 내놓았고, 올해부터는 직원들이 나서서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서 중국 어린이 수술에 보내기로 뜻을 모았다. 재활용품 모으기에 앞장서고 있는 건물관리직원 차종구(48)씨는 “흔히 재활용품을 팔면 가욋돈이라고 생각하고 회식비로 써버리기 쉽지만, 이웃들과 나누기로 한 뒤로 마음이 정말 넉넉해졌다”며 “우리가 모은 정성을 받아 기뻐하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더 부지런히 재활용품을 챙기게 된다”고 웃었다. 이들은 다가오는 봄에도 따뜻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이웃 홀몸 노인 60여명을 모두 학교로 초대해 캠퍼스 구경을 시키고, 재활용품을 판 수익금으로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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