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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2 11:39 수정 : 2005.01.12 11:39

인천 부평경찰서 경무과 박용호(49) 경사가 지난12월 인천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성폭력 및 범죄 예방교육'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강, 절도범을 잡는 것이 경찰의 역할이 아닙니다.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일이 경찰 본연의 임무입니다" 강력반 형사시절 수많은 강도와 절도범 검거로 범죄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경찰이 최근 초.중.고교 학생과 교사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및 성범죄와 관련한 명강의를 펼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인천 부평서 경무계 소속 박용호 경사. 그는 지난 86년 2월 무도 경찰로 공채에 합격, 인천 부평경찰서 강력반에 배치받아 3년 동안 '강도 잡는 형사'로 이름을 날렸으나 지금은 '피에로 경찰'로 더 유명하다.

강연 때마다 피에로 모자에 우스꽝스러운 분장, 화려한 복장 등으로 학생들에게웃음을 주는 그의 독특한 강연기법 때문. 천주교 신자인 그는 태권도와 유도, 격투기 등 총 10단의 뛰어난 무도 실력자이기도 하다.

특히 그가 속한 강력반이 한해 동안 300여명의 주요 범인을 붙잡는 실적을 올린가운데 박씨는 지난 81년부터 3년 연속 주요범인 검거실적 1위를 차지한 공로로 무궁화 봉사왕상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그러나 무리한 외근과 수사업무로 10년전부터 만성간염을 앓다 92년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여성청소년계로 발령받았다가 최근 경무계로 배치받았다.

맡은 업무가 사람을 변화시킨 듯 여성계로 옮기고 나서 박씨의 '청소년 범죄'를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범인을 무조건 잡는 데만 주력해 붙잡힌 청소년들이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며 모두 전과자로 낙인 찍히고 같은 범죄가 반복되는 것을 보고 자신이 '전과자 양성 공화국'에 일조한 것이 아닌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던 것. 그래서 그는 95년 12월 국내경찰 중에서는 처음으로 청소년 지도자 2급 자격증을 획득, 이론과 실전을 겸한 강의를 시작해 최근에는 매달 10차례의 강연에 나서고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경험을 토대로 한 '청소년 강좌'가 인기를 얻으면서 그가최근까지 관내 초,중,고교에 초청받아 강연을 한 횟수는 무려 160회. 또한 교육 중 알게된 관내 자퇴학생 40여명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복학할 수있도록 도와주는 등 청소년 범죄 예방에 대한 노력으로 97년에 부평구내 청소년 범죄건수가 96년에 비해 23% 감소하기까지 했다.

박 경사의 봉사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틈만 나면 아내와 고등학생 딸,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지체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부평구 부개동의 '은광원'을 방문, 자원봉사활동도 펼쳐 지역주민들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결국, 끊임없는 봉사활동으로 그는 98년 청룡 봉사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모범공무원으로 선정됐다.

박 경사는 강연 준비에 대해 "비록, 1시간의 짧은 강의시간이지만 복장과 분장,수준별 강의내용 준비, 조명 확인 등 준비할 것도 많다"면서 " 결코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야근을 하거나 근무를 조금 더 빨리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밝혔다.

같은 서 김동봉 경무과장은 "박경사는 항상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좋은 강연을해 주어 관내 범죄예방에 크게 일조하고 있지만 본업 때문에 강연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늘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관내 범죄 발생률이 0%이기를 희망하는 박 경사는 "학생들이 작은 실수로 인해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겪게되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접했다"며 "앞으로 학교폭력과 청소년 성범죄, 비행 범죄 등을 분석해 범죄예방을 위한 강의준비에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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