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
빚더미 세탁소 못이겨‥ 일가족 5명 동반자살 |
경기불황으로 은행 대출금과 종업원들의 월급을 연체해온 세탁소 업주 등 일가족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3일 오전 10시30분께 제주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리 누운오름 목장지대에 세워진 제주80 나8883 그레이스밴 승합차에서 김아무개(40·제주시 연동)씨 등 일가족 5명이 불에 타 숨져있는 것을 목장 관리인 김아무개(48)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이날 경찰에서 “말을 실어나르기 위해 목장에 갔다가 차량이 있어 확인해 보니 어른 2명과 어린이 3명이 불에 타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소된 차량 안에 시너통이 발견되고 김씨와 김씨의 큰딸(10), 둘째딸(7), 막내딸(5)과 모친 이아무개(78)씨 등 5명이 숨져있는 것을 확인했다.
제주시 연동에서 대형 세탁소를 운영하던 김씨는 가족들과 함께 지난 3일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기자 종업원들이 같은날 경찰에 가출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가 3년전 6억여원의 은행 대출을 받아 세탁소 건물을 신축하고 세탁기 등을 외상으로 들여왔으나 경기불황으로 대출금 반환과 종업원들의 월급을 연체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으며, 최근 법원에서 경매통지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최근까지 빚독촉에 시달리고 5년전 가정불화 등으로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종업원들의 진술에 따라 신변을 비관해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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