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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의 정토원을 찾은 조문객들이 30일 밤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 있다. 김해/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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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국민장 이후] 식지않는 추모열기
지원 끊겨 컵라면·생수 대접
자원봉사·기부 손길 줄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기간이 지났지만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과 봉화산 정토원에는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31일 봉하마을과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치된 봉화산 정토원에는 뒤늦게 찾아온 조문객들의 줄이 다시 길게 이어졌다. 이날 아침까지는 비교적 한산했지만 오후가 되면서 조문 행렬이 1㎞까지 늘어났다. 분향소에서는 고인의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명계남 전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 등이 상주로서 조문객을 맞았다. 이날 새벽 부인과 함께 문상 온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명계남 전 대표를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쪽은 31일 별다른 설명 없이 공식적인 삼우제는 치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애초 29일 밤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던 분향소는 참여정부 인사와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을 중심으로 49재가 열리는 7월10일까지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민장이 끝나면서 정부의 예산이 지원되지 않아 음식물과 천막 등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끊긴 30일부터 조문객들은 육개장과 떡 등 음식을 제공받지 못하고 장례 기간에 남은 생수만 제공받고 있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민의 추모 열기를 인위로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재정과 인력 등 어려움이 있어 어떻게 조문객을 맞을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원봉사와 기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김해의 집수리 봉사단체 회원 10명은 컵라면을 먹기 위한 물을 조문객들에게 나눠줬다. 최용기(54)씨는 “노 전 대통령을 조문 온 분들을 대접해야 한다는 생각에 식당 문을 닫고 아내와 함께 자원봉사에 나왔다”며 “음식을 충분히 제공해 드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 40대 남성은 익명으로 컵라면 5000개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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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치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 정토원에서 31일 오후 시민들이 분향하려고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김해/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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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김광수 이경미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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