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1.16 18:39 수정 : 2005.01.16 18:39

정밀한 작업환경 측정 제도 보완장치 시급
‘노말헥산’ 밝혀낸 박태순 씨 인터뷰

“이주 노동자들이 유해물질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사용자(회사) 쪽의 부도덕한 행태 못지않게 사업장 안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에 대한 정부의 안일하고 부실한 지도·점검 때문입니다.”

3년 전 중국 여성 노동자 3명이 앓던 ‘정체불명’의 병을 5개월여 동안 추적해, 처음으로 노말헥산 중독에 의한 ‘다발성 신경장애’임을 밝혀낸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안산지역협의회 박태순(47·사진·대열보일러 노조위원장) 의장은 “노동부가 전국 노말헥산 취급사업장 367곳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벌이기로 한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해 ‘제2, 제3의 노말헥산 중독’을 막을 수 없다”면서 “유해물질 중독 재발을 막기 위해선 제조업체 작업환경 측정에 대한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989년부터 경기 안산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해온 박 의장은 2002년 5월 반월공단 안 반도체부품 제조공장을 다니며 극심한 신경통을 호소하는 쉬안슈인(51) 등 중국 여성 노동자 3명을 만났다. 그는 당시 같은 회사의 다른 노동자들이 ‘하반신에 힘이 빠지고 어지러움증에다 팔목이 저려 방 안에서 기어다니며 생활하고 있다’는 증언을 듣고 직업병임을 의심해 같은해 6월5일 안산노동사무소에 진정을 내고 추적에 들어갔다.

수사관처럼 300장이 넘는 조사기록을 만들어가며 이들의 작업과정을 조사한 박 의장은, 이들이 1.5평 크기의 밀폐된 작업장에서 노말헥산으로 반도체부품을 닦아내는 일을 해왔고 함께 일했던 다른 노동자 3명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박 의장은 이들이 일하는 사업장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작업환경측정’도 받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결국 같은해 10월 이들은 안산 고대병원에서 ‘노말헥산 중독에 의한 다발성 신경장애’란 판정을 받고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박 의장은 “노말헥산은 다른 세척제보다 3배 가량 가격이 비싼데다, 원청업체가 이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납품되면 ‘불량 판정’을 내리는 일이 잦은 것으로 안다”면서 “원청업체에 대한 유해물질 사용 강요 여부도 조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산/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