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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7 18:36 수정 : 2005.01.17 18:36

타이로 돌아갔던 씨리난 등 3명 재입국

“한국에서 치료를 받게 해줘 고맙습니다.”

노말헥산에 중독된 뒤 타이로 돌아갔던 씨리난(37) 로차나(31) 싸라피(31·일명 까따이) 등 여성 노동자 3명은 17일 치료를 위해 한국으로 다시 들어오면서 자신들을 데리러 온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의 박천응 목사(사진)와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내보였다.

씨리난 등은 수도 방콕에서 짧게는 1시간30분, 길게는 8시간 걸리는 시골에 흩어져 있다가 주타이 한국대사관과 박 목사 일행의 노력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 3명 가운데 증세가 가장 심한 사람은 씨리난이다. 남편과 이혼하고 현재 여동생 집에서 6살배기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씨리난은 용변은 물론 식사까지도 여동생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고 있다. 혼자서는 숟가락 하나도 들기 어려운 상태라고 박 목사 일행은 전했다.

한편 미혼인 싸라피와 로차나는 각각 부모의 집에서 고통을 참아내고 있었다.

이들 3명은 타이로 귀국한 뒤 모두 한차례씩 병원에 가봤지만, 자신들의 병명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몸에 있는 독을 제거하는 민간요법으로 나무를 달여서 먹고 있었다.


게다가 이들 3명은 모두 한국에 들어올 때 브로커들에게 큰돈을 주고 입국했지만,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 채 귀국해 빚더미에 올라 있었다. 빚은 씨리난 510만원, 싸라피 700만원에 이르렀다. 이들이 한국에서 받은 기본급은 8시간 기준으로 46만원 가량이었다.

특히 씨리난의 경우 한국에 들어올 때 여동생에게 돈을 빌렸는데, 이를 갚기는커녕 다시 신세를 지게 됐다고 박 목사는 전했다.

박 목사는 “이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이들에게 사죄했다”며 “이는 한 회사의 잘못이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차별적인 한국 사회의 책임이기 때문에 더욱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박 목사 일행과 한국으로 떠나기 위해 시골 마을을 나서는 엄마를 쫓아 나오던 씨리난의 딸 깐야납(6)은 타이어로 적은 편지를 박 목사에게 건넸다.

박 목사는 “그 편지에는 ‘우리 엄마 일어나게 해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며 “그 글을 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했다.

안산/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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