ㄷ사 대표 구속영장…감금혐의도 조사

타이 여성 노동자들의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 집단발병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화성경찰서는 19일 유해물질 취급 규정을 어기고 이들을 장시간 노동시켜 하반신 마비를 일으킨 혐의(업무상 과실치상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로 화성시 엘시디 부품 제조업체인 ㄷ사 대표 송아무개(53)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ㄷ업체는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타이 여성 노동자들을 고용해 안전보호 장비 등을 착용시키지 않고 밀폐된 검사실에서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 일을 시켰으며, 유해물질인 노말헥산으로 전자부품 세척작업을 하도록 해 노말헥산 중독에 따른 ‘다발성 신경장애’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질병 치료를 위해 지난 17일 다시 입국한 타이 여성 노동자 3명이 “회사 쪽에 수차례 하반신 통증을 호소했지만 이를 묵살한 뒤 컨테이너 기숙사에 몰아넣고 격리했다”는 진술에 따라, 이들을 감금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노동부 산하 수원지방노동사무소는 송씨를 상대로 이틀째 조사를 벌여 타이 여성 노동자들에게 휴식시간을 주지 않는 등 10가지 불법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송씨의 혐의에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타이 여성 노동자들이 평균 14시간 이상 일하면서 기본급 46만원, 초과노동 수당을 포함해 보통 100여만원의 임금을 받았다는 점과 관련해 이들이 정상적인 임금을 받았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또 노동사무소 쪽은 노말헥산 등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에서 6개월에 1회씩 의무적으로 받도록 돼 있는 ‘작업환경 측정’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보도(<한겨레> 1월19일치)의 일부 사실을 확인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송씨는 경찰 조사에서 “노말헥산의 위험성을 몰랐고 노말헥산은 재하청을 준 ㅇ사의 요구로 사용했다”며 “외부 영업에 바빠 회사에 2~3일에 한 번 출근했기 때문에 회사에서 벌어진 일을 잘 알지 못한다”고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화성/홍용덕 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