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사망사건’ 홍경령 전 검사 항소심 징역 1년6월

서울고법 형사4부(이호원 부장판사)는 21일 서울지검 피의자 사망사건을 공모, 방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3년이 선고된 홍경령 전서울지검 검사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이날 홍씨를 법정구속했다.

수사 과정에 참여했던 채모.홍모씨 등 2명의 전직 수사관은 징역 2년을, 이 사건 외에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씨에게 돈을 받고 윤씨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로 추가기소된 전직 수사관 전모씨는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다 사망한 피의자 조모씨의 사망원인은 수사관들의 가혹행위에 기인하고 홍 피고인 역시 가혹행위를 인식하면서도 묵인 또는 용인한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합리적인 수사를 통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함에도 가혹행위를 저질러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희생시켰다"며 "피고인들이 당시 수년간 암장된 살인사건을 규명하겠다는 명분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가 피의자에 대한 가혹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사회악으로부터 국가를 수호하겠다는 소명의식의 발로가 이런결과를 초래한 점, 당시 과학수사를 위한 인적.물적 토대도 미미해 피의자의 자백에의존하는 수사관행이 사태를 야기한 점 등을 감안해 형을 감형했다"고 덧붙였다.

홍 전 검사는 실형 선고를 예상한 듯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방청객들과 인사를나눴지만 실형을 선고받은 다른 전직 수사관들은 눈물을 흘리며 피고인 대기실로 들어갔다.

홍 전 검사는 2002년 10월 말 파주 `스포츠파' 조직폭력배간 살인사건 2건을 수사하다 피의자 조씨에게 가혹행위를 통해 자백을 받아내도록 수사관들에게 명시적.묵시적으로 지시, 조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법정구속 없이 징역3년을 선고받았다.

전씨는 재작년 굿모닝시티와 관련된 폭력 및 윤씨의 횡령 사건을 수사하면서 윤씨에게 수사정보를 알려주는 등의 대가로 1천200여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윤 씨에게 검찰수사 일정 등을 알려줘 도피를 도와준 혐의 등으로 추가기소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