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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1 18:49 수정 : 2005.01.21 18:49

‘박대통령 저격사건’
가족들 "경호원도 괴로웠을 것"

1974년 8월15일 일어난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 당시 대통령 경호원의 어이없는 실수로 목숨을 잃은 장봉화(당시 16살·서울 성동여자실업고 2)양의 가족들이 사실상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장양의 가족은 “보상을 바라지도 않으며 그저 조용히 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장양의 큰언니 봉희(52)씨는 21일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새삼 우리 가족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것이 불편하다”며 “사건 당시 경황도 없었고 법률적 지식도 없어 보상 문제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상을 받는다고 해서 동생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국가유공자나 민주화 투사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도 보상을 청구할 생각은 없다”고 담담히 말을 이었다.

저격사건 당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 광복절 행사를 위한 합창단원으로 와 있던 장양은 경호원 가운데 한 사람이 객석을 향해 엉겁결에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그 뒤 정부는 장양의 언니를 취직시켜 주고 남동생의 학자금을 대준 것으로 알려졌지만, 봉희씨는 “그런 기억은 없지만 약간의 성금과 함께 아는 사람이 일자리를 봐준 적은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묻어뒀던 가족사가 지난 20일 관련 외교문서 공개로 다시 들춰지는 데 대해 “지금 다시 그 문제를 꺼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못마땅해하면서도 “당시 사건으로 나이 어린 동생을 먼저 보낸 것은 우리 가족에게 큰 고통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마 총을 쏜 경호원도 우발적인 사고로 많이 괴로웠을 것”이라며 “모두 잊고 싶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연합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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