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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9 21:03 수정 : 2019.12.30 02:08

강민진 정의당 청년대변인. 강민진 제공

“정당가입 연령제한도 없애야”

강민진 정의당 청년대변인. 강민진 제공

강민진(24) 정의당 청년대변인은 본명보다 ‘쥬리’라는 활동명이 더 익숙하다. 15살 때 제도권 학교를 그만둔 쥬리는 이후 10년 동안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아 국회 앞 노숙농성을 벌이는 등 청소년 참정권 운동에 앞장서왔다. 청소년 시절 ‘당사자 운동’으로 만 18살 선거권 보장 운동에 뛰어들었던 그는 지난 27일 정의당 청년대변인 신분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는 걸 지켜봤다. 10년의 운동을 보상받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선거권을 만 18살로 낮추는 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강 대변인은 29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36곳 중 유일하게 선거권을 만 19살로 제한해왔던 만큼 “정치적으로 진보했다기보단, 평균치를 달성했다는 정도의 의미”라는 것이다. 그는 선거권 확대가 단지 ‘고등학생에게 한 표 준다’는 것으로 이해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권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국민으로서 마땅한 한 표를 갖고 행사하면서, 정치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만든 방향을 봐야 해요.”

그와 동료들이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모두 쏟아부었던 ‘만 18살 투표권’은 결코 쉽게 쥐어지지 않았다. “고3한테 투표권을 주면 교사들이 찍으라는 대로 찍을 것” “교실이 정치 태풍 지대가 될 것” 같은 무지한 말들이 기성 정치인들에게서 쏟아질 때 강 대변인은 무력감을 느꼈다. “청소년들이 교사가 시키는 대로 찍을 거라는 예상은, 한 집단에 대한 매우 악의적인 음해가 아닌가요? 18살 청소년도 국민인데 나이 어린 존재들은 동등한 시민으로 보지 않는구나, 대화의 여지조차 없구나 싶었지요.”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교실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이들에게 되물었다. “교실이 그동안 무정치 공간이었던 게 더 문제 아닌가요?” 정치적 무지를 강요받고, 정치적 주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방치돼온 ‘정치적 무권리’야말로 진짜 문제라는 것이다. 강 대변인은 거듭 강조했다. “선거 때면 온 국민이 정치에 대해서 좀더 공부하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잖아요. 청소년에게도 그런 기회를 줘야 합니다.”

그는 ‘끝이 아닌 시작’을 제대로 만들어가려면 앞으로도 숙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국회가 연령에 따라 정당 가입을 허용한 정당법을 개정해 선거법 개정에 조응하는 게 먼저다. 본인의 다짐도 잊지 않았다. “선거권만 생겼을 뿐 자기 의사를 정치권에 전달할 통로 하나 없는 청소년 인권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힘쓰려고 합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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