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31 13:59
수정 : 2020.01.01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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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 11월 강의를 하기위해 서울 서대문구 자신의 교수 연구실을 나서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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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교수, ‘위안부 피해’ 막말 논란에도 내년 1학기 전공·교양 강의
사회학과 학생회 “학생 교육권 침해…대체강사 채용하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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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 11월 강의를 하기위해 서울 서대문구 자신의 교수 연구실을 나서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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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수업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해 공분을 산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오는 3월 새 학기에도 연세대에서 강의를 이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학생들이 학교 본부의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31일 연세대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류 교수는 2020년 1학기에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경제사회학’과 교양과목인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수업을 맡는다. 연세대 학교본부 관계자는 “성 관련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원칙이지만, 이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류 교수의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고 류 교수에 대한 징계 결과도 확정되지 않아 강의 개설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류 교수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 학교 사회학과 학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는 28일 낸 성명에서 “학교 본부가 류 교수에 대한 징계에 돌입하지 않아 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류 교수의 강의를 대체할 강사를 채용하라고 촉구했다. 학생회는 또 “학생들이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 위원회’를 조직하고 집회를 진행하는 등 학교에 충분히 입장을 표명했는데 여전히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학생회는 특히 “경제사회학 수업은 사회학과 교직 이수를 위해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수업”이며 “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은 안정된 환경에서 수업들을 권리를 침해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교본부를 향해 “2020년 1학기 이후 류 교수의 은퇴가 예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이전에 확실한 징계가 나올 수 있도록 힘써달라”며 “류 교수의 경제사회학 수업이 폐강되더라도 대체 강사를 채용해 내년 1학기 경제사회학 수업을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류 교수의 발언은 본인의 권위를 폭력적으로 남용한 행위”라며 “이를 반성하지 않는 교수가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학생에게 큰 불안을 안겨줄 뿐 아니라 당시 발전사회학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에게도 상처를 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류 교수에게 “성폭력 발언을 인정하고 모든 사회학과 학생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류 교수는 지난 9월 이 학교 ‘발전사회학’ 수업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가해자가 일본이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해 학생들과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항의하는 여학생에게는 “궁금하면 한번 해보라”는 성희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류 교수는 2020년 1학기를 끝으로 정년퇴직한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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