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07 16:20
수정 : 2020.01.07 21:47
지난해 말 사모펀드에 매각된 ‘맘스터치’ 운영사 해마로푸드서비스
매각 양해각서에는 직원들 고용보장 약속 없어
직원들 노조 결성해 7일 첫 단체행동 나서
겨울비가 내리는 7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지하철 5호선 강동역 1번 출구 앞. 20여명의 노동자들이 ‘고용안정 보장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모였다. 이들은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인 ‘맘스터치’를 소유한 해마로푸드서비스 직원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3일 노동조합을 결성한 이후 이날 처음으로 단체행동을 하고 나섰다.
이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단체행동에 나선 건 지난해 11월 해마로푸드가 보유지분의 대부분을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정현식 해마로푸드 회장은 지난달 27일 케이엘앤파트너스와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새 이사진을 선임할 예정이다. 최종 계약이 성사되면, 해마로푸드의 경영권은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넘어간다. 특히 사모펀드의 특성상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가치를 높이고 이윤을 만든 뒤 회사를 되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체 직원이 117명가량이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박상배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04년 이 회사가 창립할 때부터 일한 원년 멤버인데, 회사가 직원들과 상생하길 원한다면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해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약속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13일 맘스터치 전국 11곳 지사장들도 공동 호소문을 내어 “수익 극대화가 속성인 사모펀드 운용사가 선임하는 경영진과 가맹점과의 상생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상상하기 힘들다”며 “당장의 비용은 줄이는 한편 추후 매각을 겨냥한 기업가치 극대화에만 몰두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사장들은 이어 “가맹본사 수퍼바이저와 같은 일을 하는 지사 소속 60여명 직원에 대한 고용 안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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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낮 12시30분 서울 강동구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건물 앞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 조합원 20여명이 ‘해마로푸드 서비스노동자 고용안정 확약, 단체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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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 회장 등 해마로푸드 경영진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허준규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은 “회사가 지난해 11월5일 매각 양해각서 내용을 공개했으나 고용안정에 대한 내용이 없었고, 정 회장은 지난해 말 종무식에서도 고용안정이나 처우보장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사가 노조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노조가 지난달 30일과 오늘 기본협약서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개최를 요구했으나 조합원 자격에 시비를 걸며 교섭요구를 계속 거부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노조의 설명을 보면,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대표이사 권한대행이 된 박성묵 케이엘앤파트너스 전무는 교섭에 응하는 선결 조건으로 조합원 명단 확인을 내걸고 있다고 한다. 노조는 “박 대표이사 대행이 박상배 노조 지회장의 수석부장이라는 직위가 사용자성이 강해 노조 조합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교섭을 거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지난달 12일 회사 입장문을 통해 밝힌 것처럼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가 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아직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테이블에 앉기 전에 조율하는 과정일 뿐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조합원의 자격을 이유로 회사가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합원의 자격에 대해선 문제 제기가 있던 거로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단체교섭이 원활하게 체결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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