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03 20:47
수정 : 2006.07.03 20:47
가다교수 시가현서 시민지지 받아 ‘현장경험이 조직선거 격파’ 평가
2일 일본 시가현 지사 선거에서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 환경운동가가 여야 3당이 추천한 재선의 현직 지사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주인공은 환경 전문가인 가다 유키코(56·사진) 교토 세이카대 교수. 그는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풀뿌리 선거운동을 전개해 부동층 사이에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조직적 지지기반이 없던 그는 “현의 부채가 8800억엔에 이르는 상황에서 건설비 250억엔 대부분을 현이 부담해야 하는 신칸센 새 역사 건설은 낭비”라며 중단을 호소해 주민들의 많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는 오랜 기간 일본 최대 호수인 비와코(비파호) 환경보전을 위해 애써온 경력을 인정받아 환경단체 등의 적극적 지원을 받았다. 그는 비와코 현장조사 때 나이든 주민들로부터 들었던 ‘안타깝다’라는 말을 구호로 내세워 재정난과 환경문제에 위기감을 느낀 주민들을 결집시켰다. 일본 언론들은 3일 “시민형 선거의 바람이 정당 중심의 조직선거를 격파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여성 지사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
사이타마 출신인 가다는 중학교 수학여행 때 비와코의 경치에 반해 이곳의 삶을 동경해왔다. 교토대 농학부 시절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6개월간 생활했으며, 물 연구에 몰두했다. 1979년 시가현으로 옮겨와 현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현내 120개 하천을 직접 다니며 조사를 벌였고, 40권의 책을 펴냈다. 2001년 건설당국 자문위원으로 일할 땐 ‘댐에 의존하지 않는 치수(治水)’를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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