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부장적 문화 충돌 많아 ‘타인 인권존중’ 꼭 교육시켜야” “저도 미국에서 대단한 차별을 당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말 안 통해 서럽고, 얼마나 억울한데요.” 뼈가 으스러지도록 아르바이트를 해가면서 공부를 했지만 차별 받긴 마찬가지였다.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고 무시하는 미국인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도 그렇다. 그는 도무지 우리말 실력이 늘지 않는다며 모욕 당하는 외국인 며느리들에게서 미국에서의 자신을 본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나를 전인적인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차별”을 그도 겪은 적이 있다. 저항도 했다. 유학시절, 한 한국인 학생이 수영장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때 학교쪽에서 미국에 시신을 매장하라고 지시하자 그는 한인학생회를 만들어 학생의 부모를 미국으로 오게 하고, 시신을 한국에 옮기도록 맞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원색적으로 차별을 하는데, 그들은 겉으론 외국인을 포용하는 것처럼 하면서 속을 뒤집어놓더라구요.” 배낭여행이 흔치 않던 80년대 말, 그는 일본과 유럽 배낭여행을 다니며 두루 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와 타인의 삶에 대한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일을 하면서 특히 남에 대한 이해가 아쉬울 때가 많다. 가정 폭력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상황을 살펴보면 며느리를 ‘가족’이 아니라 흡사 피고용인처럼 대하는 모습을 자주 만나게 된다고 했다. 그의 경험상 국제결혼중개업체가 1500만원을 받는다면 신부 집안에게 주는 지참금은 기껏 20~40만원정도인데도 한국 남성의 집안에서는 1000여만원의 목돈을 신부쪽에 주었다고 생각하면서 이주여성에게 부당한 대우를 할 때가 종종 있다는 얘기다. 안산은 결혼이민자 가구가 많고 이혼율도 그만큼 높다. 특히 가정폭력은 하루 평균 서너건씩 접수되어 센터 상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남편들은 대부분 알콜 의존증이 많고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는 가부장적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했다. 요즘 결혼이주여성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베트남, 몽골이 모두 오랜 사회주의의 경험으로 양성평등에 대한 사상적 학습을 확실히 받아온 사람들이라 그들이 한국의 가부장적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일면 당연한 일이다. 이해와 소통이란 단어를 곱씹게 되는 이유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죠. 어렵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설득하고 서로 이해하면서 살아야지요. 적어도 타인에 대한 인권의식만큼은 확실하게 교육 시켰으면 합니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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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겪어봐서 알아요 얼마나 서러운데… |
“한국 가부장적 문화 충돌 많아 ‘타인 인권존중’ 꼭 교육시켜야” “저도 미국에서 대단한 차별을 당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말 안 통해 서럽고, 얼마나 억울한데요.” 뼈가 으스러지도록 아르바이트를 해가면서 공부를 했지만 차별 받긴 마찬가지였다.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고 무시하는 미국인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도 그렇다. 그는 도무지 우리말 실력이 늘지 않는다며 모욕 당하는 외국인 며느리들에게서 미국에서의 자신을 본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나를 전인적인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차별”을 그도 겪은 적이 있다. 저항도 했다. 유학시절, 한 한국인 학생이 수영장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때 학교쪽에서 미국에 시신을 매장하라고 지시하자 그는 한인학생회를 만들어 학생의 부모를 미국으로 오게 하고, 시신을 한국에 옮기도록 맞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원색적으로 차별을 하는데, 그들은 겉으론 외국인을 포용하는 것처럼 하면서 속을 뒤집어놓더라구요.” 배낭여행이 흔치 않던 80년대 말, 그는 일본과 유럽 배낭여행을 다니며 두루 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와 타인의 삶에 대한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일을 하면서 특히 남에 대한 이해가 아쉬울 때가 많다. 가정 폭력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상황을 살펴보면 며느리를 ‘가족’이 아니라 흡사 피고용인처럼 대하는 모습을 자주 만나게 된다고 했다. 그의 경험상 국제결혼중개업체가 1500만원을 받는다면 신부 집안에게 주는 지참금은 기껏 20~40만원정도인데도 한국 남성의 집안에서는 1000여만원의 목돈을 신부쪽에 주었다고 생각하면서 이주여성에게 부당한 대우를 할 때가 종종 있다는 얘기다. 안산은 결혼이민자 가구가 많고 이혼율도 그만큼 높다. 특히 가정폭력은 하루 평균 서너건씩 접수되어 센터 상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남편들은 대부분 알콜 의존증이 많고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는 가부장적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했다. 요즘 결혼이주여성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베트남, 몽골이 모두 오랜 사회주의의 경험으로 양성평등에 대한 사상적 학습을 확실히 받아온 사람들이라 그들이 한국의 가부장적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일면 당연한 일이다. 이해와 소통이란 단어를 곱씹게 되는 이유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죠. 어렵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설득하고 서로 이해하면서 살아야지요. 적어도 타인에 대한 인권의식만큼은 확실하게 교육 시켰으면 합니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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