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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8 19:17 수정 : 2006.09.18 23:06

“민청학련 배후는 조작된 것” 시인 김지하씨가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재심의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당시 교도소 보안분실장 진술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된 하재완씨 등 8명의 사형수들이 형 집행 마지막까지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문용선) 심리로 18일 열린 인혁당 사건 재심 공판에서 당시 교도소 보안분실장 이아무개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8명 모두 마지막으로 ‘억울하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그들은 ‘적화통일’이라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고 시골에서 갓 올라왔거나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온 사람 등 순수한 사람들로 보여 인혁당과 관련된 일을 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또 고문과 관련해 “하재완씨가 ‘중정(중앙정보부)’에서 전기 고문을 당해 탈장됐다’는 얘기를 해 고문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은 사필귀정이다. 이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우리나라여서 하루 만에 사형이 집행됐지 다른 나라 같으면 가능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씨와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2명의 당시 교도관들도 “직접 보지 못했지만 고문이 있었다고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들에 앞서 오전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시인 김지하(65·본명 김영일)씨는 “인혁당이 민청학련의 배후라는 유신정권의 발표는 거짓이며 인혁당 사건은 고문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증언했다. 김씨는 공판에서 “민청학련은 국가 전복이 아닌 유신헌법 철폐가 목적이었다”며 “내가 지학순 주교한테서 받아 민청학련에 건넨 돈이 120만원이고, 인혁당이 건넸다고 알려진 돈이 2천원에 불과한데 인혁당이 배후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1974년 4월3일 대규모 학생 시위를 시도했던 민청학련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같은해 4월 체포돼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1주일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고 1980년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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