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27 19:55
수정 : 2006.12.28 11:00
여성가족부는 12월 들어 라디오 정책캠페인 광고를 시작했다. “성매매 업소에 발걸음이 뚝 끊어졌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가정을 먼저 생각하는 풍토가 확산되고….” 이런 내용의 뉴스를 듣고 싶지 않으냐는 내용이다.
캠페인의 취지는 당연히 좋다. 하지만 문안은 다소 의아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여성학자는 “성매매 문제를 여성 인권의 관점이 아니라 가정 화목으로 치환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부처 담당자의 의견을 묻자 그는 “가장의 음주, 성매매 방지, 가정 화목은 직결돼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에 다른 라디오 광고를 놓고도 소동을 벌인 바 있다. 역시 성매매 방지 캠페인이되, 문안이 “여기요 아가씨 하나 더 주세요, 얼굴 예쁜 걸(girl)로요, 아이 몸매도 좋아야지”였다. 그런 초안을 두고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가 “목적이 좋다고 할지라도 수단 자체가 특정 성을 비하하고 여성을 물건 취급하듯 하는 표현에 해당”한다며 수정을 지시했다. 그 와중에 장관이 제동을 걸어 전파를 타는 일만은 면했다. 2005년에는 “모든 여인을 품을 수 있는 자유, 그러나 한 여인을 사랑할 수 있는 나의 선택” 등의 문구를 라이터 같은 캠페인 홍보 물품에 인쇄했다가 비판받은 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장하진 장관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결론적으로 (성매매 방지 현금이벤트는) 잘못된 사업”이라고 말했다. 최근 송년회식 뒤 2차로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기관·동아리에 포상금을 지원하기로 한 온라인 캠페인을 두고 한 말이다.
어려운 과제들과 씨름하는 여성가족부의 처지는 이해된다. 하지만 일의 방법들은 좀더 세심하게 마련하면 좋겠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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