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4.03 19:30
수정 : 2007.04.0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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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무역이 판매하는 옷 / 희망무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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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 공정무역 회사 사업설명회
내달 유기농 자체 면상품 ‘그루’ 첫 출시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라는 구호는 이제 페미니스트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제3세계 어린이와 여성들이 노동착취 구조에서 벗어나 정당한 대가를 받고 만든 ‘착한 물건’을 사 쓰는 일, 이른바 공정무역 상품의 구매는 진보주의자를 포함한 보통 사람들에게도 ‘생각있는’ 소비의 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정무역은 가난한 제3세계 생산자들이 만든 환경친화적 물건을 제값에 사는 윤리적인 녹색 소비자 운동으로 이름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2~3년 동안 공정무역 상품이 다양하게 선보였다. 아름다운재단의 유기농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 두레생협의 ‘팔레스타인 올리브유’ ‘마스코바도 설탕’ 등을 사서 쓰는 일은 몸에 좋을 뿐 아니라 제3세계 농민들의 자립에 도움을 준다.
올해 공정무역에는 새로운 흐름이 추가됐다. 공정무역 전문회사 _희망무역의 설립이다. 지난 3일 신촌 아트레온 다목적홀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는 발기인이 될 50여명을 포함해 각계 인사 7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여성환경연대는 ‘희망무역’을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주 된 상품은 의류다.
여성환경연대는 2005년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희망무역 패션쇼를 열었다. 탤런트이자 모델인 변정수씨와 가수 이상은씨도 홍보대사로 힘을 보탰다. 지난해 11월부터 이 단체는 일본의 공정무역단체 네팔리 바자로의 자연염색 옷과 생활용품, 향신료 등을 수입해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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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무역이 판매하는 그릇,아마씨를 속에 넣은 ‘쿨링 안대’ / 희망무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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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온라인 쇼핑몰(ecofairtrade.co.kr)을 통해 한 달 평균 100여건이 거래된다. 여성환경연대 이미영 사무처장은 “출시와 동시에 매진되는 일이 다반사인데, 물량이 적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
희망무역은 5월 둘쨋주 토요일 세계공정무역의 날을 맞아 첫선을 보일 자체 생산품도 준비 중이다. 유기농 면의류 ‘그루’는 20~30대를 겨냥한 티셔츠 위주다. 원단은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인도 공정무역 인증 기업인 아시시 가먼츠(www.assisiorganics.com)의 유기농 면제품을 사용한다. 1994년 설립된 아시시가먼츠는 인도 빈민여성과 장애인 120명이 일하는 자활 기업이다. 희망무역은 이곳 생산자들에게 인도의 일반 유기농면 원단가격보다 30% 정도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도록 했다. 디자인은 홍익대 앞과 삼청동 등지에서 활동하는 20~30대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이 ‘재능나눔’을 했고, 재단과 바느질은 동대문 창신동 의류 생산 노동자들의 재교육센터인 수다공방(www.sudagongbang.org)이 맡았다. 내년 봄에는 유기농 에스닉 제품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5월 첫 출시 날에 맞춰 기념행사도 벌인다. 이날 희망무역은 만화가 이우일, 가수 이상은, 국민대 시각디자인과 윤호섭 교수 등의 그림을 유기농 면티셔츠에 친환경적 방식으로 새겨 팔아 모은 수익금을 생산자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일반 시민 출자도 받는다. (02)739-7944.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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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세계 농민 환경상품, 제값주고 국제 직거래 ■
공정무역이란
‘공정무역’(fair trade)은 ‘대안무역’ ‘민중교역’ 등으로 쓴다. ‘공정무역’은 뜻이 두 가지다.
미국이나 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이 통상 압박을 할 때 쓰는 ‘공정무역’은 덤핑과 보조금이 없는 무역을 뜻한다.
윤리적 소비운동이란 뜻의 ‘공정무역’은 생산자-소비자 직거래, 공정한 가격, 건강한 노동, 환경유지, 생산자들의 경제적인 독립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국제기구 옥스팸(www.oxfam.org)과 미국 글로벌 익스체인지(www.globalexchange.org) 등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두레생협(www.dure.coop)이 2004년 ‘민중교역’ 회사 _에이피넷을 만들어 필리핀 마스코바도 설탕, 팔레스타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수입·판매해왔다. 지난해 아름다운가게(www.beautifulcoffee.org)는 네팔 유기농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을 들여와 백화점, 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팔고 있다. ‘이주노동자 합법화 모임’(stopcrackdown.net)은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작은대안무역’을 통해 네팔과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이 만든 옷과 액세서리 등을 팔아 이주노동자 운동과 대안무역 운동을 결합시켰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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