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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04 20:45 수정 : 2007.06.04 22:56

서울대 사대 부속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31일 오후 여성문화운동단체 ‘이프’ 사무실에서 ‘안티페스티벌’ 때 공연할 뮤지컬 <대통령이 되기 싫은 101가지 이유>를 연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8일 이프 주최 ‘안티페스티벌’

초등학생은 ‘발끈미래당’ 뮤지컬
여성노인은 ‘혈기왕성당’ 무용극
13개팀 비판·바람 담은 한마당

“날 회장으로 뽑아 준다면 아이스크림을 쏘겠어.” “매일매일 수업을 딱 일교시만 하는 거야!” 학생회장으로 뽑아달라며 터무니없는 공약을 내놓는 후보들에게 아이들이 외친다. “이 뻥쟁이들!”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발끈미래당’의 정치풍자 뮤지컬 〈대통령이 되기 싫은 101가지 이유〉의 한 장면(사진)이다.

“오늘 치과에서 새 틀니를 했지.” “박 여사는 벌써 몇 번째 주름을 펴는 거야?” 경남 김해여성복지회관의 여성 노인들은 ‘혈기왕성당’을 결성하고, 〈연금 술사〉라는 무용극을 통해 노인들이 원하는 복지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들은 여성문화운동단체 ‘이프’가 주최하는 제9회 안티페스티벌 〈대통령과 춤을〉에 출연하는 최연소 팀과 최고령 팀이다.

해마다 안티페스티벌을 열어 온 이프는 대통령 선거의 해를 맞아 이번 행사의 주제를 선거로 잡았다. 엄을순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안티미스코리아페스티벌, 안티성폭력페스티벌 등을 펼쳤는데, 올해는 17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에게 소수자와 약자를 배려하는 공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환기시키고 싶었다”고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혼자 출 수도 있지만, 손 맞잡고 함께 추면 더욱 즐거운 춤처럼 “재미없고 공약만 남발하는 그들만의 잔치”에서 “명절처럼 기다려지는 즐거운 축제의 날”로 삼아 신명나게 놀아보자는 취지다.

올해 행사에 참여한 개인과 단체 13개 팀은 8일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각자 정당 후보로 출마해 공연과 함께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기존의 선심성 공약 남발, 지연·학연 정치, 구태 선거를 비판하는 동시에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를 보여 주겠다는 것이다. ‘아름다울 수 있당’에서는 ‘신데렐라의 구두를 던지고 슈퍼우먼의 망토를 찢자’는 공약으로 퍼포먼스를 펼친다. 대학생 수화동아리 ‘판토스’는 ‘말안한당’을 결성해 수화를 제2의 국어로 지정하자는 주장을 마임을 통해 보여준다. 고등학생 연극동아리 ‘쎈’은 ‘굿쎈당’을 결성하고, ‘오락가락 교육정책’을 풍자하는 연극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성적 소수자 밴드 ‘siseL’은 ‘무지개당’을 결성해 차별 없는 사회를 외치는 노래 ‘미스터 프레지던트’를 부른다. 총연출을 맡은 백순원씨는 “대통령이라면 여성이나 어린이, 소수자에 대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딱딱하지 않고 즐겁게 표현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 ‘당’이 내거는 공약이 마음에 든다면 투표가 가능하다. 행사 전날까지 홈페이지(antifestival.co.kr)에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되며, 행사 당일에는 현장투표가 이뤄진다. 사전 온라인 투표 집계와 현장 투표 집계를 통해 선출된 당에게 웃자!상, 놀자!상, 뒤집자!상, 이프상(대상)을 시상한다. 개그우먼 강유미와 탤런트 홍석천이 사회를 맡는다.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와 그룹 ‘하찌와 TJ’ 등의 초청 공연도 준비돼 있다.

글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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