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9.13 23:27
수정 : 2007.09.1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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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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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사이, 가정서도 파트너십 필요”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을 바란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세요. 그들도 기쁜 마음으로 도와줄 겁니다. 일하는 여성 누구나 지원 시스템(support system)이 필요합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텔레비전 앵커 중 한 명이자 ‘양광미디어투자그룹’ 창립자인 양란이 ‘2007 세계여성포럼’ 참가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중국의 오프라 윈프리’라고도 불린다.
그는 13일 포럼이 열리는 서울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일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이를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주위로 끌어들일 수 있다”며 하고자 하는 일에 확고한 신념을 가지라고 여성들에게 조언했다.
양란은 중국 국영 텔레비전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에서 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으며 1999년 남편과 함께 양광 미디어투자그룹을 설립해 신문과 잡지, 온라인 매체 등 미디어 사업을 하고 있다. 빈곤구제, 교육 등 공익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5억 홍콩달러를 기부해 중국 자선가 순위 2위를 차지했다.
그는 공익사업 동기로 10년 전 극빈지역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는 ‘희망 프로젝트’를 하면서 만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픈 남편과 몸이 불편한 시아버지, 학교에 다니는 딸을 돌보느라 밤낮으로 일하는 여성을 만났는데 인터뷰 말미에 저와 동갑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저보다 10년은 더 늙어 보이더군요. 삶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내 힘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 사회에 환원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사업가이자 앵커로서 가정은 어떻게 돌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특권’을 누리고 있어 이런 행사가 있을 때 부모님이 아이를 돌봐준다”며 “남편 또한 든든한 후원자다. 성공한 여성 뒤에는 훌륭한 남성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여성들에게도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는 쉽지 않습니다. 맞벌이 중국 가정에서 아내가 남편보다 2시간 많은, 하루 4시간을 가사노동에 투입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남녀가 직장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서로 파트너 역할을 하는 사회가 와야 합니다.” 그는 “미디어가 도울 수 있는 부분도 크다”며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슈퍼 대드’라고 유명인이 아버지 역할, 육아를 하는 에피소드를 만든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유경 기자, 연합뉴스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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