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22 19:30
수정 : 2007.11.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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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미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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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주력 전투기 ‘KF-16’ 첫 여성 조종사 하정미 대위
‘한반도에서 가장 빨리 창공을 질주하는 여성.’
공군 제20전투비행단 하정미(28·공사50기) 대위가 획득한 영예다. 하 대위는 22일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공군 주력기인 KF-16의 전투조종사가 됐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충남 서산 공군 기지에서 첫 단독비행을 했다. 2002년 공군 최초 여성 조종사가 배출된 지 5년만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창공에 새겼다. 현재 공군에서 활약하는 여성 조종사는 전투기, 수송기, 헬기를 망라해 24명이다.
KF-16은 1994년 도입 이래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대 속도는 마하 2.07. 첨단 항공전자 장비와 다양한 무장운용 능력, 탁월한 기동성 등을 두루 갖췄다. 조종사에게도 높은 기량이 요구된다. 비행 중 자기 몸무게의 9배에 이르는 압력을 버텨내야 한다.
하 대위도 조종간을 잡기까진 1년여의 혹독한 훈련과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첫 평가에선 ‘조건부 합격’의 고비를 맞기도 했다. 공사 졸업 뒤 몰던 경공격기 A-37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비행환경 탓에 착륙 등에서 약간의 실수를 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듭된 연구와 연습 끝에 모든 후속 평가를 높은 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공사 4학년 때 여름집중훈련을 위해 방문한 20전투비행단에서 KF-16의 날렵한 자태에 반했습니다. 선배 조종사들의 당당한 모습도 부러웠고요.”
그러나 여성들에겐 아직 기회가 없었다. 공군은 여성 조종사들의 기량과 체력, 정신력, 공중 지휘능력 등을 4년여 동안 검증하고서야 여성 조종사들도 고성능 전투기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침내 2006년 ‘기종전환 조종사 선발’부터 여성 조종사들에게도 문이 열렸다. 그 문턱을 하 대위는 처음 넘어섰다.
“여성 전투기 조종사로서 처음으로 도전해 성취해냈다는데 큰 보람을 느낍니다. ‘팰컨 패밀리’(F-16 조종사의 별칭)의 일원으로서 부여받은 모든 임무를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당당한 전투조종사가 되고 말 겁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사진 공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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