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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22 19:52 수정 : 2007.11.22 19:52

장필화 교수

아시아여성학회 초대 회장 장필화 교수

11개국 참여…세계여성학계 노크
“지리적 범주 초월 다양성 추구”

지난 16일 서울에서 아시아여성학회(AAWS)가 탄생했다. 초대 회장으로는 준비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했던 장필화 이화여대 여성학 교수가 만장일치로 뽑혔다. 이화여대엘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창립식에는 국내외 아시아 여성학 연구자 160여 명이 참석했으며, ‘지구화시대 아시아 여성학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도 열렸다.

장 교수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놀랄 만큼 한국 여성학계는 눈부시게 발전해 왔습니다. 이번 학회 창립을 한국에서 주도하게 된 것도 그래서지요. 역설적으로 극심한 (한국의) 가부장주의가 이런 발전을 가져온 것은 아닐까요.”

실제로 한국 여성학계는 지난 1997년 아시아 7개국과 여성학 교과과정 개발작업을 시작으로 아시아 여성학자들과 꾸준히 교류해왔다. “10년 동안 낳은 아이”라는 그의 표현대로, 10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준비위원회를 꾸렸어도 어려움이 없었던 이유다. 학회에는 동아시아 중심으로 11개국 학자들이 참여했는데, 회원국을 더 늘릴 예정이다. “지리적 범주뿐 아니라 인식적 공간으로서의 아시아까지 넓게 다루며 민족, 인종, 종교의 다양함을 담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는 ‘아시아 여성학’이 ‘복고주의의 도전’에 부닥쳐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아시아 각 나라에서 외세에 저항하는 동시에, 전통의 이름으로 여성 인권을 억압하는 기묘한 모순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여성학은 서구의 학문’이라는 편견도 그 배경이라고 장 교수는 짚었다.

“많은 학문이 서구에서 그 틀을 빌려왔습니다만 유독 여성학을 두고 서구 중심적이라고 사람들이 말합니다. 국가, 민족주의 언어에는 늘 ‘외국 물이 든, 나라를 망치는 몰지각한 급진 여성들’이 등장하지요. 외세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민족적·전통적 가치의 대립항으로 서구·근대·식민이 상정되었고, 그러면서 여성 해방은 인권 문제가 아니라 서구적 가치와 동일시되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는 “서구사회에서 생산되는 여성학 이론이 아닌, 아시아 여성의 현실을 분석할 수 있는 이론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여성학회는 내년 7월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제10차 세계여성학대회에 ‘아시아여성학회 특별세션’을 차림으로써 세계무대에 아시아여성학을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또 2010년부터 3년마다 아시아여성학 대회를 열고 지역 네트워크 강화를 도모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10년을 이끌 가치는 생명여성주의, 생태여성주의 즉 에코페미니즘이 될 겁니다. 삶의 방식을 바꾸고, 전지구적 대안을 실천하기 위한 연대의 움직임이 커질 겁니다. 지구 인구의 60%가 거주하는 아시아의 과제이자, 아시아여성학회의 과제죠.”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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