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첫 홍보대사 맡은 김주하 앵커
|
여성가족부 첫 홍보대사 맡은 김주하 앵커
“아이를 낳자마자 주변 엄마들이 ‘보육시설에 보내려면 지금부터 예약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여성이 직업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터에서 마음놓고 일할 수 있으려면 직장과 국가의 보육 정책이 따라와줘야 한다는 걸 아이를 낳고 나서야 느꼈습니다.” 29일 여성가족부 홍보대사로 위촉된 김주하 <문화방송> 앵커는 “일하는 엄마로서 여성가족부에 대한 불만도 많았던만큼, 그냥 이름만 걸어놓는 홍보대사 노릇은 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보 포스터의 제 얼굴 옆에 사실과 다른 것이 쓰여진다면 제가 뜯어내 버리겠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여성가족부에서 정책 자료를 보내왔더라구요. 제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취재를 다 해봤죠(웃음). 많은 점이 나아졌더라구요.” “아이 낳은 뒤 보육정책 국가책임 절감여성·가족들 위해 부끄럽지 않게 최선” 여성가족부에서 홍보대사를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혼과 출산 후 여성 단독 앵커로 컴백하면서 ‘가정과 직장의 양립’에 성공한 점이 그가 홍보대사로 위촉된 큰 이유로 꼽힌다. 여성가족부는 김주하 홍보대사를 통해 앞으로 가족과 일이 양립할 수 있는 가족친화적 사회 만들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주하 앵커는 “일과 가정 모두 성공한 ‘완벽한 여성’의 모델이 되려는 것이 아니다”고 손사래를 친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알파걸, 슈퍼우먼 같은 말이에요. 왜 남자들에게는 그런 말 안하잖아요. 애도 잘보고 청소도 잘하고 일도 잘 할 수 있는 여성은 없어요. 전 살림은 꽝이에요.” “요리를 하다 보면 화가 날 지경”이라는 그는 일하는 여성들에게 “모든 일을 100% 다 잘해내겠다는 의무감을 갖지 말라”고 조언한다. “일에 지장을 주는 결혼이라면 하지 않겠다”고 결혼 전 남편에게 당당하게 선언했던 그였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살림은 정말 못해도 되는데, 육아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탁아소를 설치해주는 직장이 있다면 여성들이 앞다투어 일하려고 할 겁니다.” 여성가족부가 하는 일 중에서도 돌봄노동의 사회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얼마 전에 보니까 29%의 여성이 친정어머니께 아이를 맡긴다고 하던데…저도 그 29% 중 하나에요. 열심히 일하다가도, 육아 때문에라도 남녀 평등은 이뤄질 수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일하는 여성이 좀 더 편안하게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국가가 할 일이겠죠. 여성, 아이들, 그리고 온 가족을 위해 부끄럽지 않은 홍보대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