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돌 맞은 여성가족부 ‘사이버멘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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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돌 맞은 여성가족부 ‘사이버멘토링’
인생 선후배 751쌍 온·오프 만남유네스코 여성협력 우수사례 꼽혀
대학·정부부처 등 각계로 확대 지난 3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는 ‘베스트 멘토링 시상식’이 열렸다. ‘모범 멘토링 커플’로 선정된 정용실 대표멘토(한국방송 아나운서)는 “열정을 가진 멘티들 덕분에 오히려 내가 더욱 많은 것을 배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정용실 아나운서는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사이버 멘토링에서 아나운서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로 활동해 왔다. 위민넷 사이트에서 꾸준히 멘티들의 상담을 받으며 매달 1번씩 오프라인 모임을 열고 뉴스리딩을 연습하는 등 성실한 멘토링 활동을 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멘티로 참여한 대학생 이하나씨는 “단지 취업을 위해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가 아닌, 같은 꿈을 품고 앞서 갔던 멘토를 만나 경험과 고민을 나눌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며 “사회에 진출하면 나 또한 누군가의 멘토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가 시행 중인 여성 선후배 연결 프로그램 ‘사이버 멘토링’이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사이버 멘토링이란, 일정 분야에 관심을 가진 대학생이나 사회생활 초년차인 멘티를 해당 분야 2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멘토와 연결해 주고, 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게끔 하는 제도다. 젊은 여성들에게 직업의식을 고취하고 역할 모델을 제공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다. 여러 해 시행착오를 거쳐, 여성가족부의 멘토링 시스템은 지난해 유네스코에서 여성협력 우수 사례로 심포지엄에 초청했을 만큼 널리 인정받았다. 그동안 멘토나 멘티에게 지속적인 멘토링 동기부여가 어려운 점은 사이버 멘토링의 개선점으로 꼽혀 왔다. 자발적 만남에 기초하다 보니,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도 곧잘 생긴다. 지난해 멘토링을 받았다는 최아무개씨는 “게시판에 글을 몇번 주고 받고 흐지부지하게 됐다”며 “정기적인 만남을 주선받을 수 있는 보조 제도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가족부는 올해 온라인 활동뿐 아니라 오프라인 만남과 전화, 문자메시지 등의 활동을 기록할 수 있는 멘토링 일지를 신설했다. 또 온라인 대화 시스템을 도입해 즉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2002년 105쌍으로 시작한 이래, 2003년 202쌍, 2004년 413쌍, 2005년 501쌍, 2006년 717쌍, 2007년 751쌍으로 해마다 멘토링하는 인원이 계속해서 늘어 왔다. 사이버 멘토링이 여성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 대기자만 2500여명에 이를 정도다. 사이버 멘토링을 주관하고 있는 정채용 여성가족부 정보화전략팀장은 이와 같이 멘토링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학교 선후배라든지 동향이라든지 해서 끈끈한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남성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네트워크가 약한 점, 또 해당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고자 하는 여성에 비해 관리자급 여성들의 수가 적어 정보에 목말라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정부 부처와 대학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연세대는 2005년부터 ‘연세 여성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멘토링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자체적인 멘토링 시스템을 마련한 데 이어, 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이 사이버 멘토링의 대표멘토로 활동 중인 경찰청에서도 여경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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