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04 20:32
수정 : 2005.08.0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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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걸스카우트연맹 훈장 받는 변주선 회장 “소리없는 봉사사 걸스카우트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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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봉사가 걸스카우트 정신”
변주선(65) 한국아동단체협의회 회장은 평소 대림성모병원 행정원장으로 일할 때도 걸스카우트 단복 블라우스를 즐겨 입는다. 누구를 만나도 “걸스카우트 일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37년째 걸스카우트 지도자로 일하다 보니 걸스카우트 단복이 몸에도 편하고, 잘 어울립니다.”
변 회장은 오는 1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제1차 세계 걸스카우트 아태 지역 지원재단 총회’에서 연맹 최고 훈장인 ‘브론즈 메달’을 받는다.
세계 연맹이 훈장 수상을 알리며 그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변 회장의 공로가 상세히 소개돼 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아태 지역 이사회 의장을 맡아 지역의 재정 자원을 모으는 데 공을 세웠다. 지역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변 회장은 아태 지역 의장에 뽑힌 뒤 아시아 지역 소녀들을 위해 아태 지역 친선회를 꾸렸으며, 한 사람마다 100달러 정도씩 기부하는 기금 모금에 나섰다. 그렇게 6년 동안 모두 16만달러를 모아 아시아 각국의 젊은 여성들을 지도자로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에 보탰다.
“젊은 여성들을 세계 시민으로 키우는 데 힘을 보태는 게 선배들의 몫”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변 회장은 지난해 아시아 지역 14개국 걸스카우트연맹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세계연맹 이사로 출마하려다, 꿈을 접었다. 한국걸스카우트연맹에서 내부 문제로 다른 후보를 추천했기 때문이다. 차기 세계연맹 회장으로 이름이 오르내릴 만큼 국제 무대에서 탄탄한 기반을 닦았던 터라 아쉬움도 컸다. 주변에서는 “한국 여성이 세계적인 봉사단체의 최고 지도자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며 출마를 권했지만, 그는 적극적인 경쟁을 포기했다. ‘소리없는 봉사’를 생명으로 하는 걸스카우트 정신이 자칫 훼손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리와 관계 없이 변 회장은 새 봉사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의 아태 지역 친선회를 지원재단으로 발전시켜 ‘이기적이지 않고 봉사하는 여성 지도자’를 키우는 데 뒷받침을 할 겁니다.” 그의 목에 걸릴 ‘브론즈 메달’이 빛나는 이유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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