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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6 18:56 수정 : 2005.08.16 18:57

“어머니 심정으로 북과 남 껴안자” 장금숙 북쪽 위원

“어머니 심정으로 북과 남 껴안자”

 “같은 말을 쓰고, 같은 모습을 하고, 만나기만 하면 친해지는데… 날아다니는 새들만 부러워하고 있어요. 나는 멀리 친구들에게 편지를 쓸래요. 같이 모여 놀자고….”

16일 서울 한국여성개발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8·15남북해외여성연대모임에서 만난 장금숙(6·15공동선언실천을위한남북해외공동행사 북측준비위) 위원은 남쪽 어린이 합창단 ‘예쁜 아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인지 땀인지 손수건으로 연신 눈가를 닦아냈다.

장 위원은 평양의 한 피복공장(모란봉합영회사) 지배인으로 일하며 뛰어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여성으로선 드물게 ‘노력영웅’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조선녀성협회 중앙위원 등을 지내며 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성공한 여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이번 남쪽 방문은 지난해 6월 인천에서 연 6·15 남북공동선언 4돌 기념 우리민족대회에 참석한 것에 이어 두번째. 화통한 성격과 시원한 화술을 구사하는 그는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등 남쪽 여성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다.

이날 남북해외여성연대모임에서 장 위원은 북쪽 대표 연설자로 나서 “삼복더위 때문에 답답하고 덥지만 장 선생이 연설을 길게 할까 고민하지 말고, 언제 또 만날지 모르니까 끝까지 들어 달라”며 특유의 친화력을 한껏 발휘했다.

특히 여성의 사회활동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장 위원은 평화 통일을 위해 여성이 해야 할 구실을 강조했다. 남쪽 여성단체의 통일관련 행사장면을 담은 슬라이드를 관람하고 난 뒤 그는 “지난 4년간 남쪽의 모든 여성들이 투쟁해온 결과로 통일의 열기를 고조시킨 것을 보니 여성은 남성보다 강하고, 조선 여성은 특히 슬기로운 여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45분 만에 비행기로 서울에 도착해보니 우리 민족은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사는 것과 사상이 다르지만 만나기만 하면 정과 마음이 다 통합니다. 열두 폭 치마를 눈물로 적시는 데 그치지 않고, 노력과 헌신으로 통일의 수레바퀴를 밀어온 여성들이 굳건히 힘을 합치면 통일의 위업을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남쪽의 젊은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통일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다”라고 전제한 뒤 “어머니들의 심정으로 북과 남이 하나라는 것을 늘 인식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남쪽에 아이들이 줄고 있다고 하자 “아이들은 통일의 힘이니 여성들이 아이를 잘 낳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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