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23 17:28
수정 : 2005.08.23 17:32
|
여성환경연대 회원들이 화장품을 만들고 있다. 직접 만들어 쓰는 천연화장품은 방부제 등 피부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물질을 차단할 수 있어 안전할 뿐만 아니라 인공 향료 등을 넣지 않아 알레르기 유발요인도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여성환경연대 제공
|
회사원 유형정(28)씨는 지난 2월부터 비누와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서 쓰고 있다. 화장품 개발과 테스트에 동물을 실험용으로 쓴다는 것을 알면서다. 유기동물이나 동물보호에 관심을 가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뒤 그는 동물을 실험하지 않는 화장품을 찾다가 결국 만들어 쓰는 데까지 관심이 갔다고 한다. 화장품을 만들어쓰다보니 환경이나 생명문제 등에도 눈길이 갔다. 생활방식도 바뀌었다. 쓰레기가 발생하는 생리대 대신 면생리대를 쓰고, 섭생도 조절해 채식 위주 식단으로 돌아섰다. 피부가 좋아진 것은 당연지사.
유씨와 경우는 다르지만 화장품에 들어있는 성분이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천연화장품을 직접 만들어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 화장품 만들기 소모임은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 동호회 수만 해도 50~100여개에 이르고 각종 인터넷 블로그와 오프라인 강좌모임도 다양하다. 이런 사람들이 확대되면서 스킨이나 천연팩 등에 머물던 화장품 만들기가 클렌징 오일, 립밤, 헤어트리트먼트, 치약 등 다소 까다로운 품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여성환경연대의 천연화장품 만들기 소모임 회원들은 최근 비누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천연 비누는 화학물질을 합성한 계면활성제를 쓰지 않고 대신 코코넛 오일을 이용한다. 이렇게 만든 천연 비누는 물에 잘 녹아 환경에도 좋고, 피부 자극도 덜하다. 여성환경연대 김선미 간사는 “색소, 향,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은 화장품과 비누를 만들어쓰면 알레르기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 등도 최소화하고 산화방지제나 방부제의 영향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천연화장품의 장점은 무엇보다 몸의 자정작용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김 간사는 “일반 화장품의 기능이 뛰어나다보니 피부가 할 일을 화장품이 대신하고 있는데, 천연화장품을 쓰다보면 피부가 제 기능을 찾아 자정작용을 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힌다. 화장품의 영양분은 지방성분이 기본이기 때문에 산화나 부패를 막으려고 산화방지제와 방부제를 쓰게 되는데, 방부제는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큰 원인이지만 방부제들이 구체적으로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는 거의 알려져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 샴푸에서 발견되는 포름알데히드 역시 마찬가지. 환경단체들은 일부 화장품과 머리염색약, 비듬방지용 샴푸에서 발견된다는 콜타르 등도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글·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여성환경연대 제공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