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30 18:17
수정 : 2005.08.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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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 세계여성과학기술인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성적편견과 불리한 연구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여성과학기술인들의 실상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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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과학기술인대회 29일 폐막
‘여성은 과학적 사고가 떨어진다? 아니다.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지구의 미래를 밝힐 것이다.’
지난 26일부터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 세계여성과학기술인대회가 29일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53개국 700여명의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참가해 ‘여성과학기술인: 미래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주제 아래 정보통신기술, 생명공학기술 등 8개 분과로 나눠 토론을 벌였다.
이 행사에선 특히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수학과 과학에 약하다는 편견 등을 받으며 숫적 열세와 불리한 연구환경 탓에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들이 쏟아져나왔다.
전길자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원장은 “여성 시이오가 테헤란로 정보통신기술 업체들 가운데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여성과학기술인이 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국의 과학기술인들 10명 가운데 여성은 1명꼴”이라며 한국여성과학기술인들의 숫적 열세를 보고했다.
힌다 클라이만 미국 국립보건원 분과장은 과학분야에서도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두터운 벽에 가로막혀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연구소 하급직의 40%가 여성인 데 비해, 상급직에는 16%만이 여성”이라며 “조직이 공식적인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응용해 사장된 여성인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니크 프라이즈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 회장은 유럽의 과학인력 분석을 통해 여성연구자가 남성보다 2.5배 많은 논문을 발표해야 동등하게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증명해 충격을 줬다.
여성과학기술인들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도 거론됐다. ‘캐나다 원자력학계의 대모’라 불리는 린다 킨 캐나다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과학기반조직에서 지도자 여성은 극히 소수인 데다, 사람들은 여성이 무슨 실수나 하지 않을까 라는 식으로 현미경으로 보듯 예의주시한다”고 부담감을 털어놨다. 여성과학기술인은 남들의 부정적인 시선은 있는대로 받으면서 후배들의 역할 모델까지 돼야 하니 남성보다 더 많은 구실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여성인재개발교육사업 센터장인 이혜숙 교수는 “지적으로 하는 일에 여성이 약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여성과학기술인의 역할 모델을 단계별로 보여주면서 과학이 여자가 할 만한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불리한 현실을 돌파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여성과학기술인들의 활동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다양하게 쏟아져 나온 반면, 그들이 남성과학자와 달리 환경과 생명 그리고 평화라는 여성성 짙은 과제에 어떻게 더 잘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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