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5 10:48
수정 : 2019.01.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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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 여성의 날’을 나흘 앞둔 지난해 3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 행사장에 곳곳에 미투(Me too) 문구가 적힌 게시물이 놓여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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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평등 인식조사
10명 중 7∼8명꼴 “성차별 문제에 관심”
연구원 “젠더 이슈, 보편화·대중화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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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 여성의 날’을 나흘 앞둔 지난해 3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 행사장에 곳곳에 미투(Me too) 문구가 적힌 게시물이 놓여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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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 10명 중 1명이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답했다. 20대 여성은 절반 가까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혔다. 성차별 문제에 대해선 20대 여성과 남성 모두 관심이 높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20대 1004명(7월), 1015명(11월)을 대상으로 ‘한국사회의 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여성은 각각 48.9%(7월), 42.7%(11월)가, 남성은 14.6%(7월), 10.3%(11월)가 “페미니스트”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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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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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최근 젊은 여성 중심으로 일어나는 페미니즘 운동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정체성으로 확장돼 나타나는 것”이라며 “남성에게도 상당한 비율로 형성돼 있어 20대의 가치관, 삶의 기획, 정치적 욕구를 검토하는데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투’ 운동에 대해선 7월에 비해 11월 조사에서 다소 하락세를 보였지만 20대 여성은 10명 중 8명(88.8%, 80.2%)이, 남성은 10명 중 5명(56.5%, 43.6%)이 지지했다. 성차별 문제에 대한 관심도는 두 집단에서 모두 높게 나타났다. 20대 여성 10명 중 8명(81.5%, 79.4%), 남성은 7명(71.3%, 68.2%)이 우리 사회 성차별 문제에 대해 ‘관심 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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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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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성에 대한 차별의 심각성이나 여성혐오에 대해선 성별 간 격차가 드러났다. 20대 여성 10명 중 7명 이상(79.3%, 73.5%)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차별’에 대해 “심각하다”고 답했으나, 남성은 3명(42.6%, 33.1%)이 같은 답을 내놨다. ‘우리 사회의 여성혐오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비율 역시 20대 여성은 10명 중 7명(70.4%, 69.4%), 남성은 10명 중 3명(27.9%, 28.5%)꼴이었다.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20대 남성 중에도 성불평등, 성차별 문제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남성이 상당 비율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남성 내부에도 여러 의견이 존재하며, 성평등 실현을 위한 동력으로서 20대 남성의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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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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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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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 판결 결과에 대해선 20대 여성의 69.8%, 20대 남성의 44.6%가 ‘잘못된 판결’이라고 답했다. 또 낙태죄 폐지에 대해 20대 여성 10명 중 7명(74.2%)이, 남성은 절반 가까이(47.6%) 지지한다고 밝혔다.
홍대 불법촬영 편파수사에 대한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나 ‘여성스러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탈코르셋’ 운동에 대해선 인식 차이가 드러났다. 혜화역 시위는 20대 여성의 57.6%, 남성의 15.0%가 지지했으며, ‘탈코르셋’ 운동은 여성의 56.3%, 남성의 19.1%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권인숙 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젠더 이슈가 한국사회의 주요 이슈로서 보편화, 대중화되었음을 보여준다”며 “20대의 의식과 정책수요에 적극 화답하는 실질적인 성평등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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