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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11 18:09 수정 : 2019.03.11 21:27

10일 서울 성북구 주한스웨덴대사관저에서 열린 ‘위키갭 서울’ 에디터톤 행사. 남성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은 여성인물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기 위해 열렸다. 촬영 박다해 기자

주한스웨덴대사관, 여성인물 정보 추가하는 ‘위키갭 에디터톤’ 행사
위키백과 편집자 10명 중 9명은 남성
남성 인물에 대한 정보가 여성보다 4배 많아
성평등한 인터넷 환경 위해…한달동안 국제 온라인대회 개최도

10일 서울 성북구 주한스웨덴대사관저에서 열린 ‘위키갭 서울’ 에디터톤 행사. 남성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은 여성인물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기 위해 열렸다. 촬영 박다해 기자

“유관순에 대한 영문 콘텐츠를 수정하고 싶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입력해야 하죠?” “아말리아 에릭손이란 스웨덴 여성에 대해 편집 중인데요, 이렇게 쓰는 게 맞나요?”

10일 서울 성북구 주한스웨덴대사관저는 저마다 노트북을 하나씩 든 30여명의 ‘위키갭 에디터톤’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에디터톤’은 편집을 뜻하는 ‘에디트’(edit)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편집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한 콘텐츠 질을 높이기 위해 여는 행사다. 참가자들은 한국과 스웨덴의 주요 여성 과학자·혁신가·기업가들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키백과에 정보를 하나씩 입력해나갔다. 이날 위키백과에는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임선영 카카오 총괄 부사장 등을 소개하는 글이 새로 등록됐다.

이날 사단법인 위키미디어협회 소속 위키 에디터들은 처음 위키백과를 편집하는 참가자들을 도와 콘텐츠를 입력했다. 촬영 박다해 기자

주한스웨덴대사관과 사단법인 위키미디어협회가 공동 주최한 ‘위키갭 에디터톤’은 여성의 날을 맞아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백과의 성 편향을 개선하고 좀 더 성평등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고자 열린 행사다.

현재 위키백과 편집자 10명 중 9명은 남성이고, 위키백과에 수록된 남성에 대한 정보는 여성보다 4배 많다. 한국어 위키백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위키미디어협회가 종합한 바를 보면, 한국어 위키백과에는 8만7142개의 인물 전기가 있는데, 여성 인물에 대한 글은 2만808개로 전체의 23.9%에 불과하다. 구은애 협회 이사는 “예컨대 여성 기업가에 대한 글은 남성 기업가에 비해 양도 적지만 정보의 질 자체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세계 54개국 스웨덴 대사관에서 처음 열린 ‘위키갭 에디터톤’에는 1800명의 일반 자원자들이 참가해 여성에 대한 글 1만3000여개를 30여개 언어로 편집했다. 이 작업은 여성 인물을 백과사전에 새롭게 추가함으로써 기록되지 않은 여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부 장관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위키갭 에디터톤은) 전세계 인구 절반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페미위키’ 활동가로 이번 행사에 참여한 ‘열심’(별명)은 “온라인상의 많은 정보는 남성이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어 여성이 타자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에 대한 정보량이 늘어나면 많은 여성들이 주체적인 삶을 꾸려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이번 에디터톤을 시작으로 다음달 8일까지 ‘위키갭 챌린지 국제 온라인 대회’도 열린다. 위키백과의 여성에 대한 정보를 늘리는 데 가장 많이 기여한 참가자에게는 발스트룀 외무부 장관의 서명이 포함된 증서를 수여한다. 야콥 할그렌 주한스웨덴대사는 “스웨덴은 2014년부터 세계 최초로 ‘페미니스트 외교 정책’을 발표한 나라로 스웨덴이 추구하는 성평등의 가치가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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