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29 09:25
수정 : 2019.07.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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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태극기를 배경으로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에비앙/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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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
희비 엇갈린 한국 선수들 우승 다툼
김효주 14번홀 트리플보기 실수 틈타
고진영 시즌 3승에 메이저 2승 쾌거
상금·세계랭킹 등 각종 타이틀 1위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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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태극기를 배경으로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에비앙/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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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리며 순항하던 김효주(24·롯데). 그한테 느닷없는 불운이 닥쳤다. 파3 14번홀(171m) 티박스에서 17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한 티샷이 그린을 향하다 끝에서 휘어지며 그린 오른쪽 벙커 끝에 깊숙히 박혀 버린 것이다.
한번의 샷으로 빼내기 힘든 절체절명의 상황. 설상가상으로 비가 뿌리는 궂은 날씨로 벙커의 모래가 젖어 있었다. 김효주는 언플레이블을 선언해 1벌타를 받은 뒤 벙커 안에서 홀과 멀지 않은 지점, 2클럽 이내에 공을 드롭한 뒤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피칭웨지를 잡고 그대로 벙커 탈출을 시도했으나 공은 밖으로 나가는 듯 싶더니 다시 벙커 안으로 들어왔다. 세번째샷으로 공을 빼냈으나 홀 부근까지 가지 못하고 멈춰섰다. 결국 3차례 퍼트를 하면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고 말았고, 순식간에 12언더파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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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트로피 앞에서 감격스러워 하고 있다. 에비앙/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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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가 에비앙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다. 에비앙/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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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틈을 타 김효주를 맹추격하던 고진영(24·하이트진로)이 14언더파 단독선두로 나섰고, 17번홀(파4)에서 버디까지 잡아내며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28일(현지시각)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52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9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410만달러) 4라운드. 치열한 우승다툼을 벌이던 한국 선수들의 희비는 그렇게 엇갈렸다.
김효주·박성현(26)과 챔피언조에서 경쟁한 고진영은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65+71+66+67)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와 펑산산(중국), 제니퍼 컵초(미국)를 2타 차 공동 2위로 따돌렸다. 미국 투어 개인통산 5번째 우승이었다.
이날 에비앙 챔피언십 전통에 따라 스카이 다이버들이 챔피언 나라의 국기를 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장관을 연출됐고, 고진영은 태극기를 두른 채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6년 전인지(25) 이후 3년 만이다. 고진영은 시상식 뒤 “낯선 땅에서 태극기가 하늘에서 내려오고 애국가가 울릴 때는 참을 수 없게 벅찼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에이엔에이(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올해 메이저대회에서만 두차례 정상에 올랐다. 지난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까지 더해 이번 시즌 가장 먼저 3번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가 됐다. 우승 상금은 61만5천달러(7억2천만원).
이로써 고진영은 시즌 상금랭킹 1위(198만3822달러)로 나섰고, 29일 발표되는 세계랭킹도 2위에서 1위로 오르게 됐다. 올해의 선수, 베어트로피(평균타수 69.109), 레이스 투 더 시엠이(CME) 글로브 등 각 부문 타이틀 포인트도 독주태세를 갖추게 됐다. 아울러 롤렉스 아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도 확정했다. 데뷔 2년차로 미국 투어에서 자신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열린 4차례 메이저대회 가운데 이정은의 유에스(US)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3개 대회 우승트로피를 가져왔다. 또 올해 열린 21개 대회에서 절반에 가까운 10개 대회 우승을 합작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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