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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30 19:38 수정 : 2019.12.31 02:30

신태용 감독이 지난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는 계약서에 서명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고르/연합뉴스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 부임
베트남 박항서 이어 돌풍 기대

“동남아 한류·케이팝 인기 실감
축구로 호감도 더 높일 것”

정부 신남방정책 축구계가 부응

신태용 감독이 지난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는 계약서에 서명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고르/연합뉴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신태용(49)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은 28일 인도네시아 축구 A대표팀, 23살 이하 대표팀, 20살 이하 대표팀 사령탑 취임 기자회견장에서 현지 기자들이 전한 우리말 인사에 깜짝 놀랐다. 29일 귀국해 막바지 짐 정리에 들어간 신 감독은 30일 전화통화에서 “동남아 한류와 케이팝의 인기가 실감 났다. 조금만 좋은 인상 남기면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더 좋아질 것 같다. 축구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이 몰고 온 베트남 축구 열풍에 이어 신태용 감독이 인구 2억7천만명의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축구계의 ‘신남방 시대’가 열렸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상품, 기술, 문화, 예술, 인적 교류 확대를 강조해온 정부의 신남방 정책의 축구판 버전이다.

기폭제는 2017년 베트남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박항서 감독. 그가 취임 3개월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 대회 준우승, 2018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등으로 돌풍을 몰아치면서 한국 지도자의 주가가 치솟았다. 앞서 정해성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베트남에 진출해 호찌민시티를 이끌고 있고, 이태훈 감독도 베트남의 호앙아인잘라이(HAGL) FC를 맡고 있다. 감독을 포함해 3~4명의 한국인 코치진은 나라를 대표하는 사절 구실을 한다.

2000년대 초반 동남아 등에 진출한 지도자들이 있었지만 파괴력은 크지 않았다. 또 중국 무대에서는 단기 성적이 필요한 프로팀을 주로 맡으면서 이장수 감독을 제외하고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성장 속도가 빠른 동남아 국가들의 축구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가격 대비 성능에서 뛰어난 한국의 검증된 지도자들이 진출했는데, 이들이 성과를 낸다면 K리그 등 한국 축구에 대한 시장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리그 중계권 판매 등 동남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내년부터 아세안 국가 쿼터를 따로 추가해 운영할 예정이다.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은 “동남아 진출 지도자들의 성과가 한국이 앞서 있는 유소년 축구와 재활 시스템의 수출·협력이나 동남아 우수 선수의 K리그 영입, 전지훈련 교류 확대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지도자들의 화끈한 기질도 동남아 쪽에서는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의 문제는 후반 체력 저하와 승부욕 부족이다. 선수 자원을 테스트할 때부터 에너지와 독기가 있는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173위, 베트남은 94위로 중하위권인데 이들 국가는 한국 지도자들이 순위를 끌어올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6월4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마지막 8차전에서 베트남과 원정 대결을 펼친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5패 최하위로 탈락이 확정돼 박항서 감독과 맞서는 신태용 감독의 역할은 제한돼 있다. 1월5일 출국하는 신 감독은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살 이하 월드컵이 중요하다. 인도네시아 대통령까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슬람 문화가 생소하고 기도 시간과 금식 기간 등이 있지만, 각급 대표팀에서 쌓은 노하우로 젊은 선수들을 잘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신태용 감독이 지난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는 계약서에 서명한 뒤 유니폼을 들고 있다. 보고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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