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10 17:20
수정 : 2005.02.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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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해결사 이동국이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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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등 맹활약 조 1위로
“이동국의 골은 아름다웠다.”
조 본프레레 감독의 한국축구대표팀이 9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첫 경기 쿠웨이트전에서 이동국(광주 상무) 이영표(PSV에인트호벤)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한국은 1승(승점 3)으로 사우디아라비아(1무·승점 1) 우즈베키스탄(1무·승점 1) 쿠웨이트(1패·승점 0)를 제치고 A조 1위로 나섰다.
개막전 승리의 견인차는 본프레레 감독의 말처럼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까지 포함한 선수단 전체”였다. 그럼에도 공격수 이동국과 설기현(울버햄프턴)의 활약은 가려지지 않는다. 이동국의 첫 골 직전까지 입술이 마를 정도로 초조해하던 본프레레 감독은, 막힌 가슴을 뻥 뚫어주는 선제골에 대해 ‘아름답고 환상적’이라는 극찬을 했다.
지난해 7월 아시안컵부터 본프레레호에 합류한 이동국은 이날까지 15경기에서 9골을 터뜨렸다. 특히 타이틀이 걸린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해결사 몫을 도맡는 집중력과 득점력을 뽐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 나가지 못한 뒤 수비 가담이 적다는 일부 축구팬들의 비아냥에 가슴을 ??였던 그의 자신감도 백배, 천배로 충천했다. 이동국은 경기 뒤 “본프레레 감독이 ‘오늘은 너의 날을 만들어 보라’고 격려했다”며 “그런 조언이 경기를 자신있게 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본프레레호의 또 다른 추진력은 왼쪽 날개 공격수 설기현. 올 시즌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에 진출한 설기현은 ‘먹는 물’이 달라진 때문인지 플레이 스타일도 완전 달라져 보였다. 공을 잡은 순간의 여유로움, 더욱 힘있어진 헛다리 짚기 기술, 가장 적확한 곳에 공을 찔러주는 축구지능을 선보였다. 왼쪽 공간을 휘젓는 설기현의 플레이는 한국이 쿠웨이트 수비를 허둥지둥 흔들 수 있도록 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설기현의 플레이에 대한 평가 대신 “특정 선수가 잘했다기 보다는 전체 팀이 잘했다”고 피해 갔다. 그러나 3월 최대 격전이 될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본프레레 감독은 최전방 공격에서 이동국과 설기현의 확고한 자리굳힘이 내심 반가울 수밖에 없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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