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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8 14:25 수정 : 2020.01.09 02:14

전·현직 스포츠 스타 잇달아 유튜브 진출
경험담·강의·일상 공유하며 인기
비인기 종목은 유튜브로 활로 모색

#유튜브 채널 <하승진 유튜브>

“농구를 보면?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면 선수들도 보면 재미없어. 재미가 있을 수가 없어. 선수들이 재미가 없게 하거든. 왜? 항상 경기에 좀 찌들어서 해. 너무 일정이 타이트해. 너무 일정이 힘들고 경기가 없는 날에도 훈련을 계속해. 근데 그 훈련이 굉장히 강하게 하는 팀은 오전 오후 야간까지 하루 세 차례. 선수들이 회복할 시간이 없는 거야”

하승진이 올린 영상 ‘한국 농구가 망해가는 이유’ 중 한 장면. 유튜브 <하승진 유튜브> 갈무리

전 프로농구 선수 하승진(35)이 지난해 7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하승진 유튜브>(구독자 약 13만명)에서 ‘한국 농구가 망해가는 이유’라는 영상을 올렸다. 제목도 도발적인데다, 말투도 직설적이어서 기성 농구계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팬들은 달랐다. 그의 ‘돌직구’에 조회수 235만회로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유튜브 시대를 맞아 스포츠 스타들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팬과 접촉하고 있다. 경험담이나 일상의 모습, 기술적 코칭까지 내용과 친화력도 강한 흡인력이 있다. 언론이나 구단을 통한 기존의 팬 접촉과 달라진 양상이다.

팬들이 궁금해하는 뒷이야기로 인기

#유튜브 채널 <송타크로스>

“첫 장면이 기억이 나는데 내가 오른쪽에 있는데 피구가 왼쪽에 딱 나타났단 말이에요. 피구가 드리블해서 딱 치고 나오는데 정말 사자가 달려드는 것 같아요. 외모도 약간 사자 같지 않아요? 사자가 성큼성큼 오는데 진짜 겁먹었어요”

2002년 월드컵 포르투갈전 루이스 피구를 상대했던 경험을 전하는 송종국. 유튜브 <송타크로스> 갈무리

축구 국가대표 김영권(30·감바 오사카)은 최근 비제이(BJ) 감스트의 개인방송에 출연해 유럽진출 불발 뒷담화를 털어놨다. 그는 “중국리그에서 뛸 때 프리미어리그의 에버튼과 뉴캐슬,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 등에서 제안이 왔다. 구단 사정과 이적료 문제 등으로 가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예선 북한전 무관중 경기 뒷이야기 등을 담은 이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지 2주 만에 조회수 65만회를 넘었다.

전 축구선수 송종국(41)은 지난해 7월 유튜브 채널 <송타크로스>(구독자 약 3만명)에 ‘피구 썰(이야기) 제대로 풀어보겠습니다!’라는 영상을 올렸다. 피구의 인상부터 자신감을 갖게된 계기, 월드컵 기간 이영표와 설기현 등과 남몰래 자주 일식집에 가곤 했던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일상 공유는 물론 운동 강습까지

동료들과 닭갈비를 먹는 김연경 선수. 유튜브 <식빵언니> 갈무리

축구선수 김보경(31·전북 현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케이비케이 풋볼 티브이(KBK Football TV)>(구독자 약 4만명)는 준비운동부터 드리블, 경기 리플레이를 통한 전술 분석에서부터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면서 팬들과 접촉하고 있다. 울산 팬들께 작별을 고하고 새해 전북으로 옮겨가는 사정도 유튜브를 통해 알렸다.

전 수영 대표선수 김예슬(34)도 유튜브 채널 <와이에스(YS) 스윔키즈>(구독자 약 11만명)에서 수영 기초, 자유형, 배영, 접영 등 강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 김연경(32·엑자시바시 비트라)도 지난해 7월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구독자 약 19만명)를 통해 먹방, 메이크업, 선수촌 주말외박 등 일상을 알리고 있다.

김예슬이 유튜브에 올린 접영 강의. 유튜브 <와이에스(YS) 스윔키즈> 갈무리

씨름도 유튜브로 재도약… 비인기 종목 활로 찾아

유튜브 채널 <케이비에스엔(KBSN)>에 올라온 김원진과 황찬섭의 씨름 영상. 유튜브 <케이비에스엔> 갈무리

씨름은 한 방송사가 올린 유튜브 영상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해 8월 학산배 전국장사 씨름대회 단체전 김원진(당시 울산대)과 황찬섭(당시 경남대)의 결승전 경기 영상 조회수는 233만회였고, 댓글은 1만6000개가 넘었다. 20~30대 여성들은 ‘몸짱’ 선수들이 등장하는 씨름에 반했고, 방송사는 씨름을 주제로 한 예능프로그램을 편성하기도 했다. 대한수영연맹은 지난 2월16∼17일 전주 완산수영장에서 열린 코리아 마스터즈 2019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비인기 종목의 활로를 유튜브 중계로 찾고 있다.

김봉석 성균관대 초빙교수(사회학)는 “과거 구단이나 연맹, 협회가 선수를 통제하던 때와 비교해 선수들이 직접 팬들과 소통 창구 마련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공개해선 안 될 내용이 새어나가거나 선수가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이를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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