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6.25 20:18
수정 : 2014.06.25 22:19
‘아프리카 축구 간판’ 드로그바
‘최고의 문지기’ 카시야스·부폰
제라드·피를로 등 쓸쓸히 퇴장
한때 축구계를 호령했던 축구스타들이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의 정신적 지주 디디에 드로그바(36·갈라타사라이)는 끝내 16강 진출이라는 염원을 이루지 못했다. 드로그바는 이번 대회에서 풀타임으로 뛰진 못했지만 고비 때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활약을 펼쳤다. 1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교체 투입돼 이른바 ‘드로그바 효과’를 만들었다. 직접 골을 터뜨리진 못했지만 일본 수비진을 흔들었고, 윌프리드 보니와 제르비뉴의 골로 이어졌다. 조별리그 마지막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는 선발 출장해 교체되던 후반 33분까지 1-1 동점을 만들었으나 추가시간에 뜻밖의 페널티킥을 내주며 통한의 1-2패를 당했다. 월드컵 본선 3회 진출과 아프라키 국가 중 가장 높은 피파랭킹(23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스페인의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도 이번 월드컵은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가 될 것 같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우승과 함께 야신상을 수상했던 카시야스는 팀의 몰락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무너졌다. 1차전 네덜란드전에서 자신의 실책 등으로 무려 5골을 내줬고, 칠레전에서도 2실점하는 수모를 당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더이상 월드컵에서 명예를 회복할 기회는 사라졌다.
이탈리아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6·유벤투스)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2006 독일월드컵 야신상 수상자인 부폰은 카시야스 못지않은 명성을 누렸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의 16강 진출이 좌절되며 빛을 잃었다. 첫 경기 잉글랜드전에서는 부상으로 결장했고, 2차전 코스타리카전에 복귀했지만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16강이 걸린 마지막 우르과이전에서는 이탈리아 선수 1명이 퇴장당한 불리한 상황에서 몇차례 위기를 막아내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지만 디에고 고딘의 번개 같은 헤딩슛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탈리아의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35·유벤투스)도 쓸쓸하게 퇴장했다. 피를로의 패스가 막히면서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전에서 단 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잉글랜드의 주장 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도 최악의 성적표로 마감했다. 이탈리아와 우루과이에 패해 일찌감치 16강 탈락의 고배를 들었고, 마지막 코스타리카전에 교체 출전했으나 별다른 활약 없이 무승부에 그쳐 1무2패라는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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