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6.29 19:17
수정 : 2014.06.29 21:15
유연성·스트라이커 부재 등 지적
“호주·이란은 소기의 성과 거둬”
한국·일본·이란·오스트레일리아 등 아시아를 대표해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4개국 가운데 한 팀도 16강에 오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아시아 축구의 몰락이다. 영국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각) 아시아 축구의 몰락을 조명했다. 신문은 ‘아시아 축구가 즉각 개선되기 어려운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디언>은 먼저 오스트레일리아와 이란에 대해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진단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애초 큰 기대치를 가질 수 없었고 상대적으로 전력이 강한 팀들과 같은 조에 속했다. 이란도 최소한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때보다는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실망감은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과 일본에 집중된다. 신문은 한국과 일본 모두 유연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일본에 대해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차케로니 감독이 지휘봉을 맡은 뒤 세계 수준의 팀들과의 평가전을 통해 선수들을 조련해오면서 ‘스시타카’를 완성했고, 세계적으로 인정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월드컵 본선 때 일본의 장점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너무 소극적이었고, 그리스전에서는 느리고 예측 가능했으며, 콜롬비아전에서는 낭비적인 움직임이 많았다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성인대회 첫 데뷔인 홍명보 감독의 경험부족을 거론하며, “고질적인 수비불안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 놀랍지 않다”고 분석했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의 경험과 리더십 부족을 메우려고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을 합류시키려 한 사실도 전했다.
신문은 특히 한국과 일본에 대해 “세계적 수준의 스트라이커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젊은 선수들은 미드필더가 되고 싶어하고, 한국은 좌우 날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는 두 나라에 스트라이커의 모델을 보여준 선배 선수들이 없는 탓으로 분석했다.
<가디언>은 “차케로니 팀이 평가전에서 프랑스, 벨기에,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진짜 게임은 달랐다”며 “아시아 최고팀이 성장하려면 다른 아시아팀들도 성장해야 한다”는 오래된 교훈을 전했다.
아시아 지역예선 등에서는 한국과 일본 대표팀이 위축될 이유는 없었다. 한국의 경우 경쟁국 가운데 5번째로 키가 컸고, 한국·일본 모두 유럽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본선에서는 달랐다. 일본의 허약한 수비는 코트디부아르전 후반전 디디에 드로그바가 들어오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국은 알제리전에서 전반전에 수비진이 쉽게 무너졌다.
신문은 “일본 모델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값비싼 외국인 감독을 고용해도 선수들을 발굴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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