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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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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6.30 20:11 수정 : 2014.06.30 21:34

브라질-칠레전 관중석 67% 백인
관중 90% 최상류층…양극화 뚜렷
티켓값 비싸 흑인·빈민은 TV시청

백인과 부자만의 월드컵?

2014 브라질월드컵 관중석에서도 브라질 사회의 양극화 단면이 드러났다. <에이피>(AP) 통신은 브라질 일간 <폴랴데상파울루>에 실린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라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지난 27일 치러진 브라질-칠레 16강전에서 “백인과 부자들이 압도적으로 스타디움을 채웠다”고 29일 전했다. 다타폴라는 16강전이 열린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라우 경기장을 찾은 관중 693명을 인터뷰했는데, 이들 가운데 67%가 “나는 백인”이라고 응답했다. 2010년 브라질 인구센서스에서 “흑인이나 유색인종”의 비율이 전체의 50% 이상인 점에 비춰보면 백인 관중의 비율이 매우 높다. 또 이들 관중의 90%는 브라질의 최상류층(인구의 15%)에 속한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전 축구대회에 대한 조사결과는 없지만 추세는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리우에 사는 27살의 흑인 여자 주차요원 아나 베아트리츠 페레이라는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축구 경기 티켓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스타디움엔 백인들뿐이고, 그것은 돈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브라질은 수십억달러의 세금을 들여 경기장을 신축했다. 정부 지출 증가로 앞으로는 브라질 국내 프로축구리그의 입장권 가격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페라이라는 “월드컵 건설공사 기간에 교통 체증으로 통근 불편을 겪었다. 버스 타는 시간이 한 시간이나 더 걸렸는데, 월드컵 과실은 부자들이 누린다”고 불평했다.

브라질 내 월드컵 티켓 값은 최고 200달러에서 25달러로 책정됐다. 하지만 최저가 티켓은 전체의 5%이고, 그것도 학생이나 노인, 빈민 등만 살 수 있다. 최저임금이 월 330달러인 브라질에서 축구팬들은 좀더 높은 가격의 티켓을 사야하지만 부담스럽다. 18살의 마르코스 카르발류는 “너무 비싸서 티켓을 살 생각조차 않는다. 남들은 즐겁게 경기장에 갈 때 우리는 집에서 텔레비전을 볼 뿐”이라고 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부터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항의하고 교육 등 공공서비스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시작됐는데, 이달 월드컵 개막 뒤에도 월드컵 반대 시위는 규모는 작지만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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